백화점 11개·면세점 4개 층 사용… 격차 뚜렷
한국 유통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건물 안에서 면세점과 백화점의 업종 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2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소공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약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더군다나 지난 8월 말 롯데백화점으로부터 12층을 넘겨받아 화장품 매장 등을 넓힌 뒤 롯데면세점의 1일 평균 매출은 85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들어 3분기까지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3% 많은 2조2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로 사상 첫 '매출 3조원' 목표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면세점 측의 설명이다.
반면 8월 말 전까지 소공동 같은 건물 지하 1층~지상 12층을 사용했고, 이후 지하 1~지상 11층과 14층 식당가를 운영하는 롯데백화점 본점은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나타냈다.
3분기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0% 많은 1조4000억원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실적이 나빴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사실상 10% 증가율은 '정체'에 가까운 성적이다.
롯데백화점 측도 올해 본점 매출이 지난해 1조8000억원보다 약간 많은 1조9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있다.
이렇게되면 같은 건물을 쓰는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의 매출 차이가 1조1000억원(3조원-1조9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면세점이 소공동 건물의 9층 이상 부분을 소유한 호텔롯데와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4개 층(9~12층)만 빌려쓰는 세입자 처지인 반면, 롯데백화점은 자기가 지분을 가진 지하 1~지상 11층 등 12개 층을 직접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1조원 이상의 역전은 경이로운 일이다.
1조8000억원대의 롯데백화점 본점 연 매출은 유커 등 해외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이 큰 호황을 맞으면서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따라잡혔다.
지난해에도 롯데면세점 소공점(2조800억원)이 제자리걸음을 한 롯데백화점(1조8000억원대)을 약 2000억원 차이로 뚜렷하게 앞섰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이 격차는 1조원 넘게 벌어질 전망이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