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7%…4분기 연속 '0%대 성장'
3분기 경제성장률 0.7%…4분기 연속 '0%대 성장'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6.10.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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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추경이 떠받쳤지만 제조업 성장률 7년반 만에 최저
실질 국민총소득 0.3% 감소… "올 성장률 목표는 달성 전망"
▲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한국은행

올해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0.7% 성장하는 데 그치며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경제의 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낮아지고 설비투자가 감소 전환하는 등 저성장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3분기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에다 건설투자 증가 덕에 그나마 버텼지만 4분기엔 청탁금지법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 본격 반영될 예정이어서 내년 초까지 경기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째 0%대에 머물러 있다.

GDP성장률은 지난 2014년 2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보였다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가 걷힌 지난해 3분기 1%대로 '깜짝' 실적을 냈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다시 0%대로 내려앉았다.

올 3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7%로 집계돼 2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3.3%보다 하락했다.

이같은 성장률 하락은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낮아지고 설비투자도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계의 파업,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등이 반영되고, 수출까지 부진하면서 '0%대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전기 대비 증가율 0.7%는 지난 2분기 0.8%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0.5% 전후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은 소폭 웃돌았다. 한은은 3~4분기 중 0.5% 성장을 한다면 연간 목표 성장률 2.7%를 달성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건설투자가 전기 대비 3.9% 성장한 것이 주 요인이다. 전분기 0.1% 성장에 그쳤던 정부소비도 이번 분기에 1.4% 늘었다.

▲ 국내총생산 추이. ⓒ한국은행
반면 개별소비세 인하가 2분기로 끝나면서 2분기 1.0%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3분기엔 0.5%로 떨어졌다. 2분기에 2.8% 증가했던 설비투자는 3분기 -0.1%로 내려앉았다.

수출도 부진했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이 늘어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출의 경우 지난 1분기 -1.1% 감소하면서 지난 2014년 3분기(-1.5%)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바 있다. 수입은 기계류, 거주자 국외소비를 중심으로 2.4% 늘었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과 현대차 등 자동차업계의 파업으로 운송장비·전기·전자기기 업종이 타격을 받으면서 3분기 제조업 성장률이 ―1.0%로 내려앉았다. 이는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폭염으로 전력판매량이 급증한 덕분에 전기가스수도사업은 6.9% 증가했다. 1999년 4분기(7.9%) 이후 1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건설업은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4.4%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줄었으나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부동산 및 임대업 등이 늘어 1.0% 성장했다.

경제활동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3%포인트였으나 하지만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로 집계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도 전기대비 0.3% 감소한 390조2539억원으로 집계, 전분기(-0.2%)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1년 4분기 (-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국제유가 반등으로 일부 수입품 가격의 상대적 상승효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이 0%만 넘으면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7%)를 달성할 수 있고 0.3% 이상이면 정부의 올 성장률 목표(2.8%)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흥수 기자 saxofon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