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개헌' 깜짝 제안에 정치권 요동
朴 대통령 '개헌' 깜짝 제안에 정치권 요동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0.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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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일관되게 개헌에 대해 건의했다" 적극 뒷받침
野 "권력비리 덮으려고" 비난 하지만 개헌엔 긍정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이라는 핵폭탄을 전격 제안하면서 정치권 요동치고 있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개헌 블랙홀론', '민생경제의 어려움', '엄중한 국제 정세' 등을 들어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던 터라 박 대통령의 개헌 '깜짝 카드'는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1987년 체제'의 낡은 틀을 바꿀 때가 됐다는 국민과 국회의 여망을 통치권자로서 여과 없이 수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단순한 제안이 아닌 '2017년 체제'라는 분명한 목표와 함꼐 정부에 개헌 조직을 설치하는 등 강력하고도 구체적인 실행 도르맵을 제시했다.

일단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나섰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정 정권이나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 위주의 개헌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관되게 밝혀온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고 나서 처음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회동했을 때 잠간 독대하면서 개헌에 대한 건의 말씀을 드렸다"며 "그 뒤에도 여러차례 개헌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고 일관되게 개헌에 대해 건의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최근 우병우·최순실 의혹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개헌을 공론화한 데 대해 "개헌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국가적 문제"라며 "정치적 사안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지금은 개헌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정치권의 개헌론에 제동을 건 데 대해서는 "시정연설은 하루아침에 쓰는 게 아니다"며 "사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한 번도 개헌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도 일단 '권력형 비리'를 덮으려는 정국 전환용 계책이 아니냐고 비난은 하지만 개헌 자체를 반대하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순실씨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 측근비리를 덮으려는 정략적이고 국면전환용 개헌 논의 제안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측근비리 돌파를 위한 정략적인 개헌 논의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개헌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필요하다고 하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논의를 모아 차분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다수 의원도 개헌을 찬성하고 있으므로 논의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우병우 최순실 등 이슈에 대해 '블랙홀'을 만들려는 정략적인 부분도 숨어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이원한·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