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말 후폭풍… 女유권자 표심 멀어져
트럼프 막말 후폭풍… 女유권자 표심 멀어져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0.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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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경합주 핵심 교외지역서 공화당 완패 가능성도”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끔찍한 여자’ 막말 발언 이후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이 멀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막말 이후 여성 유권자들에게 더욱 멀어졌다고 보도했다.

에밀리 디비토(23·여)는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지지했지만 지난 19일 펼쳐진 마지막 대선후보 TV 토론을 계기로 클린턴과의 연대감이 더욱 생겼다고 말했다.

당시 토론에서 클린턴이 은퇴자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부자 증세를 하겠다며 트럼프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도중 트럼프는 “정말 끔찍한 여자”라고 끼어들었다.

트럼프의 막말이 도를 지나쳤다는 공화당 지지자의 평가도 있었다.

뉴저지의 여성 유권자 패티 스타이츠(61)는 트럼프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지만 “토론에서 하기에는 분명히 적절하지 않은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여성 혐오 발언과 성추행 의혹으로 여성들의 낮은 지지를 받았지만 토론 막말 이후 표심을 더 잃을 가능성이 있다.

ABC뉴스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은 55%의 여성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35%)에 20%포인트 앞섰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백인 유권자의 62%가 클린턴을 지지해 트럼프(30%)와의 지지율 차이는 무려 32%포인트가 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마지막 토론에서 클린턴에게 보인 일상적인 모욕이 전문직 여성들 사이에 반(反) 트럼프를 위한 슬로건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유권자가 많아 경합주 승패의 열쇠를 쥔 교외 지역에서 트럼프의 막말 후폭풍에 완패할 수 있다는 점을 공화당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공화당 정치 전략가로 활동 중인 맥 스티파노비치는 “트럼프에게 혐오스러운 점을 발견하고 클린턴으로 옮겨가는 공화당원들이 점점 늘어가는데, 특히 여성 공화당원들의 변심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