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첫 위안부 소녀상 제막…세계 4번째·외국 5번째
중국에 첫 위안부 소녀상 제막…세계 4번째·외국 5번째
  • 이은지·강송수 기자
  • 승인 2016.10.22 2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성시민 성금으로… '중국 위안부 박물관'도 개관
▲ 중국에도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졌다. ⓒ화성시

중국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널리 알리고 일본의 반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이 처음으로 세워졌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 등재를 위한 국제연대위원회'는 22일 중국 상하이사범대 원위안루 앞 교정에 한중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을 제막했다.

이로써 위안부 소녀상은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4번째로 중국에 세워지게 됐다. 현재 위안부 소녀상은 한국 내 40여 개를 비롯해 전 세계에 50여 개가 설치돼 있다.

외국에 설치된 소녀상 5개 가운데 캐나다와 이날 상하이에 건립된 소녀상 2개는 화성시민 성금으로 세워졌다.

화성시에 따르면 이날 제막식에는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해 한·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박경자 화성시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장, 채인석 화성시장, 쭈즈치앙 상하이사범대학교장, 레오스 융 세계2차대전 역사보존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중국인 천롄춘 할머니는 이날 제막식에서 "당시를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용수 할머니도 소녀상을 만지며 "이제 외롭지 않을 것"이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 세워진 한국 소녀상은 10월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에 세워진 한·중 평화의 소녀상과 똑같은 형태다.

한국인 소녀상은 김운성·김서경 작가 부부가, 중국인 소녀상은 중국의 판이췬 칭화대 미술학과 교수가 제작했다.

한국과 중국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한 두 소녀상은 주먹을 굳게 쥔 채 의자에 앉아 어둡고 침울한 시선으로 당시 아픔을 나타낸다. 소녀상 옆에는 빈 의자가 하나 놓여 있으며 조각상 아래에는 중국 위안부 생존자의 발자국이 있다.

제막식이 끝난 뒤 화성시와 건립추진위, 세계2차대전 역사보존연합회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세계 곳곳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해 일본의 반성을 끌어내고 평화공존의 시대가 열리도록 힘을 보태기로 했다.

▲ 상하이사범대 원위안루 2층에 중국 첫 위안부 박물관이 개관했다.ⓒ화성시
한편 이날 소녀상 제막과 함께 '중국 위안부 박물관'도 상하이사범대 원위안루 2층에 개관했다. 이는 중국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위안부 관련 박물관이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입증하는 각종 사료와 위안부 피해자들이 남긴 유물, 대일 배상 요구 활동 관련 자료, 학술연구 성과물,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신혜수 국제연대위원회 사무단 단장은 "난징대학살 피해에 집중했던 중국의 관심이 위안부 문제로 돌려지며 처음으로 박물관이 설립됐다"며 "일제 식민통치 시절 전쟁의 참상과 여성인권 침해를 알리고 교육하는 시설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은지·강송수 기자 ejlee@shinailbo.co.kr, ssk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