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기관사 운행' 분당선 고장, 승객 1시간 넘게 갇혀
'대체기관사 운행' 분당선 고장, 승객 1시간 넘게 갇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10.2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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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 선로로 하차…지난달 29일에도 단선으로 열차 정차
코레일 "동력장치 고장 추정…평소 비슷한 업무 봤던 직원"
▲ 22일 오후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역 인근에 고장으로 멈춰선 왕십리행 열차에서 승객들이 대피하고 있다.ⓒ연합뉴스

주말인 22일 오후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에서 왕십리역으로 향하던 열차가 고장으로 멈춰 서 승객들이 1시간 넘게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열차는 철도 파업으로 투입된 대체 인력이 운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4분께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행 열차가 왕십리역 인근에서 멈춰 승객 약 150여명이 내부에 갇혀있다가 오후 4시 45분께 구조대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코레일은 당시 해당 열차가 기관 고장으로 역과 역 사이에서 멈추자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전동차 문을 열고 나오지 말 것을 방송을 통해 당부했다.

이어 코레일은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해 구조를 시작했고, 해당 열차를 뒤따르던 열차와 연결해 역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작업이 지체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일부 승객들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 열차 내부의 전등이 3분의 1가량만 켜져 있어 다소 어두운 상태에다가 열차가 터널 안과 밖에 걸쳐 멈추는 바람에 터널 쪽 열차칸의 승객들은 불안에 떨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들은 하차한 뒤 모두 왕십리역으로 안전하게 이동했으며, 코레일은 승객들에게 보상금으로 1인당 5000원을 제공했다.

고장 전동차는 오후 5시 20분 왕십리역으로 옮겨졌고, 이 시간부터 분당선 전 구간도 정상운행 되기 시작했다.

이 고장으로 왕십리역에서 선정릉역까지 상·하행선에서 전동차가 다니지 않았다. 또 선정릉역에서 신수원역 구간은 전동차가 지연 운행됐다.

코레일은 차량기지로 고장 전동차를 옮겨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분당선은 지난달 29일에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승강장에서 선정릉역 방면으로 출발하다가 멈춰 26분간 정차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이 열차는 철도파업으로 군 출신의 대체인력이 운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은 "분당선은 기관사가 차장 없이 혼자 운전을 담당하는 '1인 승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열차의 기관사는 군 출신의 대체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레일 측은 운전 미숙 때문이 아니라 차량 고장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분당선 해당 열차의 고장 원인이 일시적인 전기 공급의 문제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기관사는 모두 기관사 면허를 보유하고 있고 정비사들도 평소 비슷한 업무를 한 직원"이라며 "이번 사고 원인은 동력장치 고장으로 추정되고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관사의 운전미숙을 원인으로 보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사고는 단선으로 인한 사고지만 이번 사고는 전기 문제가 아닌 열차 자체에서 발생한 고장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며 "두 번의 사고 고장 원인이 같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