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부검영장에도 ‘빨간우의 가격설’ 언급
백남기 부검영장에도 ‘빨간우의 가격설’ 언급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0.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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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혼란 막기 위해 부검 해야 한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에도 이른바 ‘빨간우의 가격설’이 언급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경찰과 백남기 유족·투쟁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영장을 신청하면서 ‘빨간우의 가격설’을 언급하고 사인을 명확히 하려면 부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장경석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이 백씨 부검 협의를 위해 유족 측과 면담하고자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족 측의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밝혀졌다.

앞서 검찰이 서울대병원 기록에 대해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에 관련 내용이 언급된 사실은 드러났지만, 경찰이 신청한 부검영장에서도 ‘빨간우의’가 언급됐다는 것은 새롭게 알려진 것이다.

경찰은 ‘빨간우의 가격설’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으며, 국회의원도 이를 언급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선 부검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유족 측 대리인단장인 이정일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 보도 등으로 빨간우의 가격설이 근거를 잃었으니 부검이 불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장 수사부장에게 물었다”면서 “수사부장은 사인이 명확하다고 하더라도 부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박석운 백남기 투쟁본부 공동대표는 “‘빨간우의 가격설’ 등 가공 사실과 ‘병사’라고 하는 허위 진단서를 근거로 청구된 부검 영장은 무효이므로 영장 집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 수사부장은 이날 유족 측에 10월22일까지 대표자를 선정하고 협의 일시와 장소를 통보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6차 협의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그는 면담을 마친 후에는 “사인 조작의 가능성이 없으니 부검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검영장 시한인 25일까지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면 재신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기간이 남아있으니 유족이 전향적으로 협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