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의’ 남성, 입장 발표… 백남기 사고 현장 설명
‘빨간 우의’ 남성, 입장 발표… 백남기 사고 현장 설명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6.10.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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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안전한 장소로 옮기려 달려가”
“부검 강행위한 명분으로 사건 조작 행위 중단돼야”

지난해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현장에서 ‘빨간 우의’를 입고 있던 남성이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는 19일 이 단체 광주전남지부 간부 출신인 40대 남성의 기자회견을 열고,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시했다.

자신이 ‘빨간 우의’라 밝힌 이 남성은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일베’ 사이트 등의 엉터리 주장에 굳이 대응해 ‘국가폭력 살인’이라는 초점을 흐리고 싶지 않아 침묵했다”며 “국회의원과 보수언론까지 왜곡을 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날 물대포를 계속 직사했고,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다”며 “쓰러진 사람에게까지 계속 직사를 하길래 백남기 선생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려 달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백남기 어르신에게 쏟아지는 직사 물대포를 등으로 막았는데, 성인인 나마저 순식간에 쓰러트릴 정도로 굉장히 강해 넘어졌다”며 “양손으로 아스팔트를 짚었고, 주변 분들과 함께 백 선생을 길가로 겨우 옮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백 어르신 부검을 강행하기 위한 명분으로 사건을 조작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일 물대포는 정확히 사람 얼굴을 겨냥했고 쓰러진 백 어르신 얼굴에 지속적으로 살수했다”는 말과 함께 “빨간 우의를 찾을 때가 아니라 누가 물대포를 쐈는지, 누가 명령했는지 책임자를 찾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루액에 범벅이 되고 코피를 흘리는 백 어르신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 본질은 정확히 국가폭력 살인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가족과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은 만큼 지금은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기 어렵지만 겸찰과 경찰이 조사를 요구하면 언제든지 응하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