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주민 죽이는 용화동사격장 폐쇄해야"
"철원주민 죽이는 용화동사격장 폐쇄해야"
  • 최문한 기자
  • 승인 2016.10.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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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동·상사리 주민들, 사격장 입구 앞서 강경시위

 

▲허태길 이장의 선두로 용화동사격장 폐쇄요구를 외치는 주민들

강원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3리 용화동마을에 위치한 용화동사격장(탄착지)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가 13일 오전 사격장 입구인 삼부연폭포 앞 도로 주차장에서 강행됐다.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시위현장에는 Y진지 이전 송호동사격장 인근 상사리주민과 문혜사격장 주변 문혜리주민 등 60여명이 찾아 시위지원에 동참하면서 약 200여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용화동사격장 폐쇄’를 소리 높여 외쳤다.

특히 현장에는 이현종 철원군수, 문경훈 철원군의장, 고기영 DMZ세계평화공원철원유치위원장(사격장 피해대책위 고문)을 비롯한 철원군의원 등이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하며 힘을 실었다.

허태길 용화동 마을 이장은 “2주전에 마을민가 주변에 포탄이 떨어져 비닐하우스 등에 피해를 입으면서 주민들은 죽음의 불안에 떨었지만 정작 군부대에선 아무런 사과나 재발대책에 대한 해명이 없었다”며 “철원주민 죽이는 사격장은 반드시 폐쇄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탄착지에 떨어진 포탄에서 흘러나온 성분으로 우리는 독극물을 먹고 살아 주민들이 속병 안든 사람이 없다”며 “무엇보다 타격지에서 한참 먼 곳에 포탄이 떨어지니 불안해서 살수가 없다”고 분개해 했다.

허 이장은 지난 6월 외지 군부대 사격훈련 도중 용화동탄착지에 올라 사격반대를 외쳐 사격을 중지시키는 등 사격장 반대·폐쇄를 위해 목숨을 건 강경행동에 나선 바 있다.

고기영 사격장 피해대책위 고문은 이날 현장에서 “60여년 동안 국방을 위해 피해를 감수해 왔으나 이제는 목소리를 크게 낼 때가 됐다”며 “주민단합으로 군의 일방적인 훈련행위를 조율하고 그동안의 보상은 물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의 근원을 없앨 수 있도록 대응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이와 관련해 “사격장 피해로 인해 힘든 주민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군수가 막 나설 수는 없고 주민들의 입장에 서서 최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시위현장을 찾은 5포병여단 고위관계자는 “연천지역 부대에서 사격해 민간주변에 떨어진 포탄에 대해서는 원인규명이 나올 때 까지 사격훈련을 중지시키고 있다”며 “여기서 사격장 운용 판단을 할 수는 없고 상급부대에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해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아일보] 철원/최문한 기자 asia55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