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금천구 노부부 봉사단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금천구 노부부 봉사단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6.10.12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금천구에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를 15년간 꾸준히 실천해 온 봉사단체가 있어 화제다.

봉사단체의 이름은 6070봉사단. 60, 70대 노인들이 80대 이상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본다는 뜻이다. 이 봉사단체는 금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 활동하며 복지관이 개관한 다음해인 2001년에 만들어졌다.

봉사자 김정숙 할머니(78)와 정구동 할아버지(80)는 6070봉사단 설립때부터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유일한 창단멤버이자 부부다.

김정숙 할머니는 “봉사라는 게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마음이 잘 통해야 한다”며 “서로 같은 노인들이고 같은 세대를 살아온 사람들로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사정도 잘 알 수 있어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사단이 하는 일은 크게 ‘말벗 전화’와 ‘반찬배달’이다. 김 할머니는 매주 월요일 오후 12시에서 1시 사이에 12명의 어르신들에게 안부전화를 한다. 안부 전화를 통해 필요하신 물품이 있는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를 확인한다.

반찬배달은 일주일에 두 번 복지관에서 만들어주는 반찬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이다. 반찬배달은 봉사자와 1:1 결연을 맺은 어르신들에게 제공된다.

15년 동안 김 할머니가 봉사로 인연을 맺었던 어르신 중 4명이 돌아가셨다. 모두 친자매, 어머니 같이 지내는 분들이라 한분 한분 돌아가실 땐 더 이상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정 할아버지는 아내인 김 할머니의 권유로 봉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내보다 더 열심이다. 특히 사고로 인해 장애3급 판정을 받아 몸이 불편하지만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 할아버지는 “주변사람들이 나에게 나이도 많고 몸도 불편한 사람이 웬 봉사활동이냐며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위안과 기쁨이 그 모든 걸 잊게 한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그 동안 봉사활동의 경험을 꾸준히 글로 옮겼다. 솔직하게 적은 봉사 수기는 할머니의 15년간의 봉사 활동과 활동하면서 느꼈던 기쁨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렇게 모인 수기는 지역 문화원의 도움으로 책으로도 만들어졌다.

김 할머니는 “주변에서 이제 나이도 있는데 좀 쉬라고 하지만 그럴생각 없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우리 부부는 계속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