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서 한국인 상대 '묻지마 폭행'… 신변안전주의보
日 오사카서 한국인 상대 '묻지마 폭행'… 신변안전주의보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0.12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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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냉이 폭탄' 초밥·"외국인 불편" 전철방송 등 혐한행위 확산
총영사관 "야간 시간대 우리 국민 피해사례 접수… 안전 유의해야"
▲ (사진=주오사카 총영사관 홈페이지)

일본 오사카에서 '고추냉이 폭탄' 초밥과 "외국인이 많이 타 불편하다"는 내용의 전철 방송 등 혐한행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 사건까지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잇따라 혐한사건이 발생하면서 오사카 한국총영사관은 여행객을 상대로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지난 7일 한국의 일본 여행 카페 '네일동'에는 '도톤보리 테러 주의'라는 제목으로 아들이 오사카의 유명 관광지인 도톤보리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가족여행을 갔다는 그는 "도톤보리 입구에서 돈키호테로 가는 첫 번째 다리 중간에서 건장한 일본 청년이 14살 아들에게 갑자기 발차기를 했다. 순간적으로 내가 막았으나 아들의 배를 가격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지속되는 공격에 일단 가족과 몸을 피한 후, 영사관 측에 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도톤보리 중심지에서 오후 10시에 건장한 청년이 지나가는 청년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면서 "다행히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제 아내와 딸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이 카페에는 "아내의 다리 등을 퍽 소리 나게 차고 오히려 따져드는 일본인도 있었다" "길을 가는데 내 앞에서 쉐도우 복싱을 하더라"는 등의 유사 경험을 고백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오사카 총영사관은 11일 홈페이지 알림을 통해 "최근 오사카 대표 관광지 도톤보리에서 야간 시간대에 우리 국민이 피해를 당한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특히 야간 시간대에 방문하는 분들은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총영사관측은 "일본 여행중 사건·사고가 발생시 일본 경찰 범죄신고 번호인 110번으로 연락하면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며 "통역이 필요할 경우엔 영사콜센터(+82-2-3210-0404)로 전화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앞서 오사카에서는 한 초밥집이 한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주문한 초밥엔 정량보다 많은 고추냉이를 넣어 파문이 인 바 있다.

더군다나 이 초밥집은 테러가 보도된 이후 가게를 찾은 한국인에게 아예 고추냉이를 넣지 않고 초밥을 줬다는 주장도 한 네티즌에 의해 제기됐다.

글쓴이가 스시집에 항의하자 오히려 "한국인은 고추냉이를 넣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오사카 난바를 출발해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난카이 전철 공항급행편이 10일 오전 11시30분쯤 "오늘은 외국인 손님이 많이 타고 있어 불편을 끼치고 있습니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해 논란이 됐다.

이 안내방송이 나온 전철 구간은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오사카의 한 버스회사는 한국인에게 판매한 버스표의 이름난에 '김총(キム チョン)'이라고 표기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총'은 한국인을 비하는 은어로 쓰인다.

이처럼 일본의 혐한증이 심해지고 있는 이유로는 '잃어버린 20년'으로 경제적 여유를 잃어버린 일본이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한국과 중국이 과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과를 촉구하자, 반발심이 커졌다는 점 등이 꼽힌다.

또 왜곡된 과거사를 배우는 일본 젊은 세대들에 대한 교육이 지금의 혐한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일본 서점가에는 한국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출판물이 인기를 끄는 등 일본 내 반한, 혐한 분위기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일본 의회가 '혐한시위억제법'을 제정하며 나름 노력을 기울이곤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혐한에 대처하기 위해선 반일감정으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보다 성숙한 일본관이 필요하고, 양국 간 정상외교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