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갔던 '국민생선' 명태, 밥상에 돌아온다
집 나갔던 '국민생선' 명태, 밥상에 돌아온다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10.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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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세계 첫 완전양식 성공… 생육 기간 1년8개월로 단축
내년 15억원 들여 종자 대량생산시설 구축… 민간 종자 분양
▲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세계 최초로 명태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은 1980년 거진항 명태잡이 모습. ⓒ해양수산부

우리나라가 명태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해 2018년부터는 대량 양식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어획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자취를 감췄던 '국민생선' 명태가 다시 밥상에 오를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세계 최초로 명태의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생산·부화시켜 키운 어린 명태를 어미로 키워서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명태 인공양식 기술은 기존에 일본의 1세대 인공 종자 생산 기술 외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며, 완전양식 기술이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수부는 과도한 어획 등으로 현재 동해안에서 사라진 명태 자원의 회복을 위해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어업인으로부터 유상으로 수집한 자연산 어미 1마리로부터 수정란 53만 립을 확보해 1세대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200여 마리를 선별해 산란이 가능한 어미(35㎝ 이상)로 키웠으며, 이 중 7마리가 지난달 18일부터 산란에 성공했다.

부화한 3만여 마리는 이달 6일 기준으로 0.7㎝까지 성장해 완정양식의 성공을 알렸다.

지난 6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뱀장어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한데 이은 쾌거로 우리나라의 수산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 ⓒ해양수산부
특히 해수부와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는 명태 성숙 기간을 부화 후 3년에서 약 1년 8개월까지 단축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해수 온도를 명태가 살기 적합한 수온인 10도로 유지하고, 저온성 먹이 생물과 고도불포화지방산을 강화한 명태 전용 고에너지 배합사료를 개발해 먹인 결과다.

해수부는 명태 완전양식 기술을 자치단체에 제공하고, 어린 명태의 생존율을 높이는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2018년부터는 인공종자 대량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명태 성숙 기간을 당길 수 있는 기술도 함께 개발한 만큼 이르면 2020년 일반 소비자들도 국내산 명태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현재 수입산 생태 대부분이 일본에서 들어오고 있는데 방사능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으므로 국내산 명태 양식이 이뤄지면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업 모델 추가 개발 등을 거쳐 얼린 동태가 아닌 생태가 밥상에 다시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태는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리며 사랑받았지만 수온 상승과 함께 알로 만든 명란젓, 술안주용으로 노가리(새끼 명태)까지 치어와 성어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면서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 자취를 감췄다.

1980년대만 해도 수만t에 달하던 연근해 명태 생산량도 2008년 이후 0~3t에 그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명태 대부분은 러시아산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