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美대사 "북한 압박 위한 모든 도구 사용"
주유엔 美대사 "북한 압박 위한 모든 도구 사용"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0.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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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압박 의지 피력… "중·러 지지 결의안 만들어야"
판문점·하나원 방문해 "개방과 고립 사이 큰 대조 목도"
▲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원에서 북한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한 중인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9일 미국이 북핵 문제를 다루기 위해 억지력을 포함한 모든 도구를 사용할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파워 대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면담을 가진 후, 곧바로 남영동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보리는 우리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라며 "미국은 (북핵·미사일 문제를) 다루기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모든 도구)에는 전 세계에서 동원하는 외교적 압박도 포함, 북한을 고립시키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도구에는 미국이 제공하는 억지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파워 대사는 "제가 한국과 한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미국은 지리적으로 북한으로부터 한국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한국만큼이나 북한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파워 대사는 새로운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대해서는 "강력하면서도 북한의 (핵 무력) 능력에 대해 변화를 줄 수 있는 결의안이 필요하다"며 "또한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안보리 국가들이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한일 순방에 대해서는 "한일의 긴밀한 파트너들과 북한의 셈법을 효과적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왔다"면서 "그것의 주요한 부분은 새로운 안보리 결의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결의안에는 새로운 제재를 어떻게 가할지, 이미 있는 제재의 이행을 위해 어떻게 조일 것인지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파워 대사는 이날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며, 개선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8만명에서 12만명의 (북한) 사람들이 정치수용소에 수감된 걸로 추정되고, 여기에서 체계적인 고문, 굶주림, 노력, 성폭행, 강제낙태가 자행되고 있다"며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로 (국제사회) 위협하는 것과 북한 주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유린하는 것은 별도의 사안처럼 보이나, 국제적 기준에 대한 경멸을 보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 아동 25%가 만성영양결핍으로 발육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북한은 불법적인 무기프로그램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김정은) 정권은 아이를 키운다기보다는 무기를 키우는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파워대사는 이날 낮 12시 17분께 헬기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 장병식당에서 한미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한데 이어 남북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을 방문했다.

또 이날 첫 일정으로 하나원을 방문, 탈북민은 물론 김형석 통일부 차관을 면담했으며, 종교행사에 참관했다.

파워 대사의 방한은 물론, 이날 판문점 방문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파워 대사는 판문점 방문에 대해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DMZ에 대해 (관련 글을) 읽거나 사진을 봤지만, 한때 한 국가였던 이곳을 분단하는(가르는) 선 바로 앞까지 가서 직접 본 것은 또 달랐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또 "자유와 억압, 개방과 고립 사이의 큰 대조를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면서 "북한이 매번 핵실험이나 불법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느낄 위협의 근접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방한 사흘째인 10일에는 탈북자 대안학교인 다음학교 방문에 이어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유엔 대사로 내정된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등을 잇따라 면담하고, 윤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파워 대사는 오는 11일 오전 일찍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