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평화협정 국민투표 부결… 내전종식 '먹구름'
콜롬비아 평화협정 국민투표 부결… 내전종식 '먹구름'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0.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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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롬비아의 한 평화협정 지지자가 2일(현지시간) 보고타에서 국민투표 결과를 보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간의 평화협정 국민투표가 실시된 결과 부결로 결론이 났다.

이로써 52년간 계속된 내전을 끝내기 위한 콜롬비아 정부의 평화 구상에는 먹구름이 끼게 됐다.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평화협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99.9% 개표한 결과, 찬성 49.78%, 반대 50.21%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반대표와 찬성표의 표차는 5만7000표였으며 투표율은 37%였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2012년 11월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해 3년 9개월여 협상 끝에 지난 7월 쌍방 정전, 8월 평화협정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평화협정 서명식까지 마친 상태다.

평화협정은 국민투표로 추인될 것이라 기대됐으나 이날 투표 결과가 부결되면서 콜롬비아 평화협정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국민투표를 직접 제안했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확정된 후 패배를 인정했지만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모첸코'로 불리는 FARC 지도자 티모레온 히메네스도 쿠바 아바나에서 한 연설에서 국미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평화협상을 통한 내전종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대표는 과거 반군의 공격이 집중된 지역에서 많이 나왔다. 평화엔 찬성하지만 전쟁범죄를 자수한 반군 조직원에 실형을 면해주도록 한 평화협정 조항이 문제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협상안에 따르면 FARC는 정치조직으로 변신해, 2026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10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산토스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재협상을 주장해온 우리베 전 대통령 측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콜롬비아에서는 52년에 걸친 정부군과 FARC의 대립으로 22만여명이 사망하고 피난민 800만명이 발생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