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이틀째… 화훼업계 ‘한숨’·기업 ‘분주’
김영란법 시행 이틀째… 화훼업계 ‘한숨’·기업 ‘분주’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9.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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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업계, 김영란법 시행에 위축된 소비심리 우려
기업, 위반 사례 막기 위해 ‘클린카드’ 도입 및 내부 교육 진행

▲ 김영란법 시행 이틀째인 29일 서울 양재동 꽃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된 지 이틀이 지났다.

여전히 김영란법을 두고 위축된 소비심리를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이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 화훼농가·꽃집은 줄어든 매출에 ‘한숨’

당초 예상대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소비심리가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대로 화훼 농가와 꽃가게 등에서는 주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화훼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한 달 전부터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선물·경조사용 화환 주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꽃 가게의 매출도 줄었다.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에는 20~30만원대 화환 주문은 사라져 매출은 시행 전 보다 6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0만원대 화환 주문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꽃가게들은 단순 꽃다발이나 저가형 화분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화훼 농가 역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 화훼 농가는 5만원 이하 저가형 품목을 제외하고 주문이 거의 사라졌다.

화훼업계는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대체하기 위해 모종의 크기를 줄이거나 품종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다시 녹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기업들, 클린카드 등 방안 마련에 분주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위반 사례를 막기 위해 클린카드 도입과 내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CJ그룹은 의도치 않게 법에 저촉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지급된 법인카드를 클린카드로 교체했다. 클린카드는 골프장이나 유흥주점 등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롯데그룹 역시도 클린카드 도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일부 계열사에서 운영 중인 클린카드 제도를 미시행 계열사까지 확대시킨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업들도 경조사비 등의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내부 확인 절차를 마련하는 등 법 준수를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또 사내 방송과 강연 등을 활용해 김영란법을 소개하는 한편 주의사항을 강조하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