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파행 이틀째… 與 보이콧 野 단독진행 '강대강' 대치 폭발
국감 파행 이틀째… 與 보이콧 野 단독진행 '강대강' 대치 폭발
  • 이원한·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9.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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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내년 대선 염두에 두고 대치… 이정현 단식농성에 野 "코미디 정치쇼" 폄하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 의장실 앞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함께 정세균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7일로 이틀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파행과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한 반발로 27일 역시 모든 국감에 불참한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이틀째 단식 농성 중이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은 단식농성, 릴레이 1인시위, 국감 거부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은 '코미디', '정치쇼'로 폄하하며 여야간 대치가 폭발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와 정무위를 포함한 13개 상임위에서 50개에 달하는 정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치르려 했지만 파행으로 얼룩졌다.

여당이 위원장인 6개 상임위(법사·정무·기획재정·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국방·안전행정)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개의도 하지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의 연속이었다.

다만 김영우 의원은 당의 '보이콧' 방침과는 달리 "국회는 상임위 위주로 운영돼야하고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국감 참여를 선언해 여당 위원장 중에는 홀로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무성, 권성동, 조원진, 황영철, 김도읍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 의원실을 찾아가 사실상 출석을 저지하면서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야당의 7개 상임위(교육문화체육관광·외교통일·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는 국감 개시는 선언했으나 여당이 불참해 '반쪽'으로 진행됐다.

▲ 27일 오전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로서는 국감 파행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집권당으로서 국감을 거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정기국회가 정부·여당이 추진해 온 개혁입법 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국회 파행 장기화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이 강경 대응에 나서며 야당을 압박하는 이유는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현재 구도를 크게 뒤흔들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의혹,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해임건의안 정국'에 다소 가려졌다는 점 역시 새누리당에게는 나쁜 결과는 아니다.

반면 야당의 단독 국감 강행론은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상대 페이스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기싸움'이나 마찬가지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번 국감으로 권력형 비리를 앞세워 갖가지 의혹과 사건 등을 쟁점화해 전통적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포석이다.

더민주 한 관계자는 "여당이 판을 깬 건 여소야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략이 드러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여론이 우리에게 나쁘지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내부 일부에서는 중도층의 정치혐오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같은 대치상황은 중도층을 정치에서 점점 멀어지게한다"며 "우리당의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원한·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