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시작부터 파행·반쪽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시작부터 파행·반쪽
  • 이원한·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9.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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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회의장 사퇴 요구… 이정현 단식·1인 릴레이 시위 나서
'맨입' 녹취록 공개 '파상공세'에 정 의장 "문제 없다"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의결에 항의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방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녹취록을 틀어놓은 TV와 조그마한 책상만 놓여 있고 국회법 책자가 옆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6일 막을 올린 가운데, 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안에 강력 반발하면서 첫날부터 파행과 공전을 거듭했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 12개 상임위원회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아예 열리지 못하거나 반쪽 운영을 했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국방·안전행정·정무위는 국감을 위한 전체회의를 개의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외교통일·교육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위는 야당 의원만 참석한 채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대개 여당 의원의 불참으로 인해 금새 정회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모든 국정검사 참석을 '보이콧' 한 채 정세균 국회의장에게는 의장식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가 여당의 불참으로 중단돼 있다. 국감 첫날인 이날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국감 일정 전면 보이콧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이정현 대표는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성농성에 나섰다.

또 당은 1인 릴레이 시위도 진행되고 있다. 1인 시위는 의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씩 돌아가며 진행한다. 이날 첫 타자로는 김무성 전 대표가 나섰으며 원유철, 정진석, 정갑윤 의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새누리당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죄 형사고발을 비롯해 국회윤리위 제소, 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 의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권한쟁의 심판 청구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정 의장이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세월호와 어버이연합 등을 언급하며 '맨입으로는 안된다'고 말한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파상공세를 퍼붓고있다.

정 의장이 "여야간 협상과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문제없다"고 해명했지만 새누리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급기야 정 의장은 더민주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국감을 2~3일 늦추자"고 제안해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자당 의원들을 설득해보겠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이 새누리당이 흡족할 만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한 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 의장은 이달 초 정기국회 개회사를 놓고 새누리당이 격앙됐을 때도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사태를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심각성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태도표명의 수위는 한 층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일보] 이원한·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