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장-여야 원내대표 해외순방 ‘협치’ 인상적
[기자수첩] 의장-여야 원내대표 해외순방 ‘협치’ 인상적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9.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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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의장 해외 순방길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동행했다.

정세균 의장이 12일부터 19일까지 6박 8일간 미국을 방문하는 첫 해외순방길에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동행한 것이다.

이들의 출국 모습은 처음보는 신선한 그림이었다.

‘철천지 원수’처럼 충돌해왔던 여야3당의 원내대표와 야당 출신으로, 여당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국회의장의 해외 동행이라니.

추석 명절 연휴기간 다른 정치일정이 휴지기를 갖는 사이 국민의 시선은 이번 방미단에 쏠려 있었다.

20대 국회 개회 직후부터 꾸준히 ‘대치’의 모습을 보여온 터라 자칫 외국에 나가서마저 국익을 챙기는 대신 여야간 충돌을 거듭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당초 합동 순방을 제안했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앞서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삼고 의장실 점거에 나서며 격렬하게 충돌했던 것도 불안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정 의장은 이번 방미를 ‘쉽지않은 도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걱정과는 다르게 이들은 방미 기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수위조절을 하며 나름의 ‘협치’를 보였다.

현안에 대해 첨예한 대치를 보여왔던 여야 3당이 미국을 상대로 이견 표출을 자제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같은 여야 ‘팀플레이’가 펼쳐지는 가운데 외교적 성과도 상당히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국 의회로부터 대선 결과에 상관없는 한미공조를 약속받으며 한미 의회외교 활성화의 초석을 닦았다는 점에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정기국회 개회사를 문제삼으며 여당에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등 곤욕을 치렀던 정 의장은 3당 원내대표와 ‘의회 순교’를 순조롭게 마무리 지으며 향후 국회 운영에서도 입법부 수장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는 한미 안보동맹 강화가 여권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사안이니만큼 이번 순방은 무조건 득(得)이다.

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나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로서도 그동안 야권에 꼬리표처럼 붙었던 ‘안보 불안’을 불식시키고 안정감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마이너스가 될 요인은 없다.

서로가 win-win 일 수 밖에 없는 이번 일정으로 여의도에 훈풍이 불어오길 기대해본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