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원내대표, 美 '협치' 분위기 여의도에서도 이어갈까
여야3당 원내대표, 美 '협치' 분위기 여의도에서도 이어갈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9.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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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 순방 동행… '개회사' 곤욕 치렀던 정 의장 '의회외교 순항' 긍정 평가
"한미 동맹 강화 필수" 한목소리… 사드 논의 자리에서도 '수위조절' 모습 보여

▲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 두 번째)과 각 당 원내대표들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의사당에서 오린 해치 상원 임시의장과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정세균 국회의장 미국 방문 길에 사상 처음으로 동행했던 여야3당 원내대표가 '협치실험'을 마무리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진석 새누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귀국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0일 귀국한다.

정기국회 개회사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 의장은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의회외교'를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다는 평을 받는다.

또 여야3당 원내대표는 방미 기간 민감한 사안에는 서로 메시지의 수위조절을 하는 등 오랜만에 맞아떨어지는 '팀플레이'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3당 원내대표의 동시 방문은 사상 최초"라며 "놀랍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방미 일정 도중 기자들과 만나 "3당 원내대표가 동시에 미국을 찾은 것은 좋지만 외국에 나와서까지 다투는 모습을 보이면 큰일인데, 막상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다들 절제된 발언을 하더라"며 "괜한 걱정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실제 정진석 새누리당, 우상호 더민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인사들을 면담하면서 "한미 양국 안보·경제 동맹 강화가 필수"라고 입을 맞춘 뒤 논의를 이어갔다.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 역시 각 당의 의견을 전달하면서도 국론 분열 인상을 피하기 위해 수위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 정세균 국회의장(왼쪽 두 번째)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 두 번째)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와 함께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물론 각 당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협치'가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 정 원내대표로서는 한미 안보동맹 강화를 여권에서 강조했던 만큼 여기에 힘을 모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민주 우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에게도 이번 순방은 그동안 야권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안보 불안'을 불식시키며 안정감을 높이는 기회라는 점에서 굳이 얼굴을 붉힐 일이 없다.

국민 여론 역시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개회 직후부터 갖가지 논란들로 불통을 거듭해왔던 터라 외국에 나가서마저 국익을 챙기는 대신 여야간 충돌을 거듭한다면 거센 비난 여론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방이 종료된 후 한국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조성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선이 크다.

우 원내대표의 경우 각종 일정을 소화하며 "국내에 돌아가면 협력할 것은 협력하더라도 싸울 것은 싸울 것"이라고 말했으며 박 원내대표도 "협치가 계속되겠느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안다"고 말했다.

당장 사드 문제의 경우 메시지 수위 조절은 했지만 이견 자체가 좁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대치할 수 있다.

게다가 야권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 세월호 특조위 조사기간 연장 문제, 역사교과서 문제 등 뇌관이 산적해있는 상황에서 여야3당은 언제든 다시 충돌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여야3당 원내대표는 방미 기간 동안 정국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조율은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