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1심 징역1년6월… 법정구속 면해
‘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1심 징역1년6월… 법정구속 면해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09.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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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돈 전달 진술 믿을 수 있다”… 홍 지사, 즉각 항소 방침
▲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참석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직후 법정을 나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다만 현직 자치단체장인 점 등을 감안해 법정구속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8일 “피고인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을 통해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작년 4월 9일 자살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 인터뷰하며 홍 지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해 불거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유품에서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가 발견되자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해 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현재 경남도지사로 재직 중인 정치인이며 그 행동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그런데도 기업가인 성 전 회장에게서 1억원이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금품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허위로 사실을 꾸며냈다거나 1억원을 임의 소비했다고 주장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장기간 공직에 헌신하고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인 점을 고려해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겠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각 진술은 다른 사람의 진술 내용과 부합하고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졌다고 보여 증거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승모 경남기업 전 부사장의 진술에 대해서도 “일부 진술이 객관적 사실이나 다른 사람의 진술과 일부 일치하지 않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금품 전달 과정에 대해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씨는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피고인의 범행 기여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 점을 반영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홍 지사는 선고 직후 “(재판부가)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