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맞서 미사일 발사 북한에 중국 '불쾌감'
G20 정상회의 맞서 미사일 발사 북한에 중국 '불쾌감'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09.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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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고조 행위 말아야… 자체적 채널 통해 유관국에 입장 표명"

중국 항저우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창인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데 대해 중국이 상당히 불쾌해 하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에 대해 "현재 한반도 정세는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다"면서 "정세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화 대변인은 "우리는 유관 당사국이 정세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피하고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관련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매우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특히 '북한에 항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관련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중국은 자체적인 채널(경로)을 통해 유관국에 우리의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에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앞서 북한은 이날 낮 12시 14분께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3발이나 발사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1000km 안팎을 날아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내 해상에 떨어졌다.

보통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오전 일찍 감행해 왔는데 이날은 정오를 넘겨서 발사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사실상 G20 행사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집중 부각하며 대북 압박을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 역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이행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지난 3일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북한의 핵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냈었다.

따라서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은 물론, 대북제재 압박도 무력시위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은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앞둔 군사행동이라는 관측과 함께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겨냥했거나 한국이 지난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북한인권법'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전했다.

환구망과 왕이망 등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도하면서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는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과 "중국이 남북 및 미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 등을 소개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