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풍년의 역설, 농민은 불안하다
[독자투고] 풍년의 역설, 농민은 불안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09.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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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순 서산시의회 의원

 
민족 최대의 명절이자 풍요의 상징인 추석이 얼마남지 않았다. 하지만 추석을 앞둔 농업인들의 마음은 영 편치 않다.

 22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버거운 여름을 보냈는데 또 다른 걱정거리가 농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서다.

올해 쌀농사가 앞으로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는 한 대풍(大豊)이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보다 쌀값이 더 폭락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들어 산지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80Kg 한 가마니에 12만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이러다가는 쌀값이 80년대 수준보다 낮은 11만원 대까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농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본격적인 수확철인 다음달 이후 쌀값 하락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값 싼 수입쌀 수입, 생산량 증가, 재고 누적 등이 거론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쌀 소비량 감소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Kg으로 나타났다. 연간 128.1Kg을 먹었던 1985년과 비교하면 3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값 싼 수입쌀 수입, 생산량 증가, 재고 누적 등이 거론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쌀 소비량 감소이다.

쌀 소비가 줄어든 원인은 패스트푸드 소비 증가,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의 사회구조 변화, 아침밥 결식, 간편식·편이식 선호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쌀은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산업이자 식량주권이라는 인식 개선과 함께 생활밀착형 대안이 필요하다. 가정과 사회가 함께 진행해야 될 일이다.

요즘 웬만한 커피 한 잔에 수천 원씩 한다. 밥 한 공기(쌀 100g)를 짓는데는 200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어쩌다가 쌀이 이렇게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일까?

추석을 앞둔 농업인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갑순 서산시의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