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장 '우병우·사드 비판'에 與 집단퇴장 '보이콧' 선언
정의장 '우병우·사드 비판'에 與 집단퇴장 '보이콧' 선언
  • 이원한·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9.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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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파행… 정진석 "사과조치 없다면 의사일정 임하지 않을 것"

▲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정기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삼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이현민 기자
2016년 정기국회가 1일 개회한 가운데,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삼으며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한 데 이어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정기국회 시작부터 여야 관계가 얼어붙는 양상이다.

정기국회 첫 본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여야가 가까스로 합의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쓴 소리 좀 하겠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은 실질적으로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자리인데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수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느냐"고 비판했다.

사실상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 일부가 항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더 나아가 정 의장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를 질타했다.

정 의장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게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사드의 불가피성을 떠나 우리 내부에서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국과의 관계변화 또한 깊이 고려한 것 같지 않다"며 "그런 과정에 생략돼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문제 삼으며 항의하고 있다. ⓒ이현민 기자
정 의장이 거듭 정부를 질타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의장이 개회사를 마치자마자 그를 향해 "지금 뭐하는 거냐", "의장이 야당 대표냐", "사과하라"며 반발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금 국회의장이 야당 원내대표 연설을 하는 것이냐"며 "양당간 중재를 해야할 의장이 자기 의견을 원내대표 연설하듯이 하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찾아가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연설문을 잘 읽어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새누리당은 항의의 표시로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한 뒤 즉시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사드 반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여당이 반대하는 내용을 들으라는 듯이 훈시하듯이 연설한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의장의 납득할만한 사과조치가 없다면 새누리당은 20대 의사일정에 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여야 의원들은 개회식이 끝난 후 국회 본청 앞에서 '20대 국회의원' 단체 기념촬영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새누리당의 거부로 단체 촬영식도 무산됐다.

[신아일보] 이원한·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