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정석' 발행 50돌… 홍성대 "젊은 용기 있었기에 가능"
'수학의 정석' 발행 50돌… 홍성대 "젊은 용기 있었기에 가능"
  • 이형진 기자
  • 승인 2016.08.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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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0만권 팔려, 에베레스트 156개 높이… 성경 제외 국내 최다 판매

▲ '수학의 정석' 초판본.ⓒ성지출판
한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은 과연 무엇일까. '고교 수학 참고서의 바이블'로 불리는 바로 '수학의 정석'이다.

수학의 정석은 올해로 발행 50주년을 맞았다. 1966년 8월 31일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4600여만권이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책을 한 권(평균 두께 3㎝)씩 쌓아 올리면 에베레스트산(8848m) 156개에 해당하는 높이다.

수학의 정석은 1966년 출간 첫해 3만 5000여 권이 팔려 화제를 모았고, 1980년대와 1990년대 전반에는 한 해 150만~180만 부씩 팔리기도 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7월부터 이달 28일까지 '일하는 해 1966' 특별전시에 수학의 정석 초판본을 소개하기도 했다.

▲ 6월 20일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앞줄 가운데)이 강원 귀래중학교를 찾아 '꿈이 있는 자에게는 미래가 있다'는 주제로 진로 특강을 한 뒤 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성지출판
수학의 정석은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79)이 26세(1963년)에 집필을 시작해 29세에 펴냈다.

당시 서울대 수학과 학생이던 홍성대 이사장은 등록금과 책값, 하숙비를 마련하려 과외와 학원 강의를 했다. 그런데 강의에 참고할 만한 수학 참고서가 별로 없었다.

이에 서울 광화문 일대의 외국서적 판매점을 뒤져 각종 수학 관련 자료를 수집한 뒤 문제를 만들었다. 이 자료를 그냥 묵히기 아깝다고 생각한 홍성대 이사장은 참고서를 쓰기로 결심했다.

올해로 팔순을 맞게 된 홍성대 이사장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 젊었기에 당돌한 용기를 낼 수 있었고 혼신의 힘을 다 쏟을 수 있는 정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홍성대 이사장은 수학의 정석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1980년 학교법인 상산학원을 설립해 전국적인 명문고로 육성했다.

홍성대 이사장은 "학생들 덕분에 번 돈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며 "학교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를 계속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형진 기자 h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