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남출신 野 대표-호남출신 與 대표
[기자수첩] 영남출신 野 대표-호남출신 與 대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8.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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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당대표로 5선의 TK출신 추미애 의원이 선출됐다.

추 신임대표는 정권교체의 절박성을 안고 있는 더민주를 이끌고 내년 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됐다.

‘대선후보를 지킬 강력한 야당’을 내걸고 대세론을 형성해 전당대회에 임한 추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이변 없이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4·13 총선에서 여성 최초의 지역구 5선 의원이 된 추 신임대표는 60여년 민주당 역사에서 대구·경북(TK) 출신 첫 당수가 됐다.

대구에서 태어나 전북 정읍 출신 남편과 결혼한 추 신임대표는 ‘대구의 딸이자 호남의 며느리’로 불린다.

그가 지역갈등 해결의 고리가 돼줬으면 하는 바람이 나오는 이유다.

때마침 새누리당에서는 사상 첫 호남출신 이정현 대표를 선택했다.

호남을 주된 근거지로 삼아온 더민주에서 영남 출신 첫 여성 당대표가 선출됐고, 영남이 주요 지지층이 새누리당에서는 첫 호남 출신 당대표가 뽑힌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조금씩 지역주의가 희석되고 있다는 의미있는 변화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지역 갈등은 영호남 간의 대립과 반목이라고 상식적으로 이해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새누리당은 영남,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이라고 이해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온 세계가 똘똘 뭉쳐 자국의 이익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거꾸로 분열과 대립을 향해 치닫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남북으로 나뉘어 쪼개진 나라에서 영남-호남으로 각각 갈라져 대립하고 갈등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여야 대표 계파색을 떠나 이 대표와 추 대표의 당선은 우리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기대된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지역주의 타파의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 모두 상대 진영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낸 것이나 다름없다.

여야가 서로의 핵심 지지 지역을 파고들고 여야 당대표 역시 엇갈린 출신이 선출되면서 점차 한국 정치도 지역주의 굴레를 벗어나는 게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숨에 지역주의 정치가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이번에야말로 망국적인 지역갈등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여진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지역주의’를 넘어서지 않겠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