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이인원 사망' 보고 받고 충격·비통"
"롯데 신동빈, '이인원 사망' 보고 받고 충격·비통"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8.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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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직후 보고 받고 말 잇지 못한 채 애통해 해"

▲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넘버 2'로 꼽히는 인물이다. 사진은 2009년 6월 서울대에서 열린 롯데국제교육관 개관식에 참석한 신 회장(왼쪽)과 이 부회장. ⓒ연합뉴스
롯데그룹의 2인자 이인원 부회장(정책본부장)이 26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출근 직후 보고를 받고 비통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빌딩 26층 집무실로 출근했고 8시26분경 이인원 부회장의 사망 소식을 보고받았다.

이 관계자는 "신 회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거의 말을 잇지 못한 채 애통해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43년을 롯데에 몸담으면서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필해온'신격호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1997년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 부회장을 맡으며 본격 '신동빈 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그룹 정책본부장으로서 사장(2007년), 부회장(2011년)으로 계속 승진할 만큼 신동빈 회장으로부터도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이 부회장은 유서에서도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며 신 회장을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의 '산 역사'로도 불리는 이 부회장은 오너 일가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부회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롯에서 잔뼈가 굵고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른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동빈 회장이 일본을 오가며 이른바 '셔틀 경영'을 할 때 총수 부재 중에도 국내 경영을 도맡아 처리하는 그룹의 '2인자'였다.

분명 롯데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남달랐고 이것이 결국 그가 죽음을 선택하게 한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롯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롯데 그룹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었는데 지난해 이후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의혹 수사 등으로 그룹이 큰 혼란에 빠지면서 많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10시경 이 부회장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롯데 측은 "고 이인원 부회장의 비보는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 부회장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를 앞둔 이날 오전 7시10분경 경기도 양평군 한 산책로의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