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태영호, 영·미 협조 아래 독일 거쳐 한국行”
英언론 “태영호, 영·미 협조 아래 독일 거쳐 한국行”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8.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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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영국정보원과 첫 접촉… 평양복귀 불안감에 망명 결심한 듯
▲ 가족과 함께 귀순한 태영호(55)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사진=유튜브 캡처)

최근 가족과 함께 귀순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두 달 전 영국과 미국의 협조아래 독일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21일(현지시간) “태 공사와 가족은 영국과 미국 당국의 협조 아래 철저한 보안 속에서 영국 공군기로 독일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 공사는 두 달 전 런던 북서부 왓퍼드의 한 골프장에서 영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처음 만났다.

당시 태 공사와 그의 부인인 오혜선은 평양 복귀에 불안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망명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무부는 2주 뒤 태 공사의 심경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미국 정보 당국에 알렸다.

이에 미국 워싱턴에선 소수의 고위 관계자들이 태 공사의 망명을 논의하기 위해 즉시 영국으로 갔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음에도 열흘 만에 서울에서도 ‘망명 임박설’이 돌았다.

태 공사에겐 망명지를 선택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주어졌지만 한국행을 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결국 태 공사 부부와 두 아들은 지난달 어느 평일 오전 영국과 미국의 외교 당국, 정보기관 관계자 등 7명과 함께 옥스퍼드셔 브라이즈 노턴 공군 기지에서 영국 공군 BAe 146기를 타고 출발했다.

이 비행기는 타이푼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독일 람슈타인에 있는 미국의 공군 기지에 도착했고, 태 공사 가족은 이곳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영국에서 독일까지 2시간의 비행 동안 태 공사의 둘째 아들인 금혁은 친구에게 갑자기 사라지게 된 사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썼다.

액턴 고등학교에서 수재로 알려진 금혁은 명문대학인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

같은 시간 태 공사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에 사인하고 이 편지를 메이 총리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