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족과 함께 귀순한 태영호(55)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탈북자들을 감시하고 외교관을 상대로 사상교육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태 공사가 대사관 내 당 책임자인 ‘세포비서’로 외교관과 그 가족들의 사상교육업무까지 관장해 왔다고 18일 보도했다.
RFA는 국제 탈북민 연대 관계자를 인용해 “태 공사는 대사관 내 당 조직 책임자로, 현지 탈북자들의 동태와 관련 기사, 주요 인물들을 감시하고 본국에 보고서를 작성해 보내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어 방송은 태영호가 최근 영국 탈북자 단체의 인권활동이 활발해지자 방해공작을 주도하고 현지 탈북자들을 포섭하고 활용하는 데 과도한 지시도 받아 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태 공사는 다른 외교관들과 달리 조용하고 지적인 인품을 소유한 전형적인 당 일꾼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RFA는 태 공사를 비롯해 최근 여러 명의 북한 외교관들이 망명을 결심하기까지는 자녀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RFA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서방국가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양(교육)과 장래문제”라며 “서방의 교육과 문화에 노출된 자녀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북한 외교관들의 해외 체류 기간은 보통 3년, 길어서 5년 정도 되는데 이 기간 외국에 적응한 자녀들은 부모들에게 탈북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태 공사의 큰아들도 영국의 한 대학에서 공중보건경제학 학위를 받았고, 둘째 아들 역시 현지 대학 입학을 앞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