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부터 솔선수범해 청렴 실천
[칼럼] 나부터 솔선수범해 청렴 실천
  • 신아일보
  • 승인 2016.08.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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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영천호국원 구한솔

 
양계종(楊繼宗)이 가흥군(嘉興郡)을 다스릴 때에 어느 마부가 돼지 머리를 선사하매 부인이 그것을 받았다. 양계종이 돌아와서 그것을 먹은 다음 어디서 온 것인가를 물었다. 부인이 사실대로 말하자 그는 크게 후회하고 북을 두들겨 소속 아전들을 불러 고했다.

“계종이 집을 잘 다스리지 못해서 처로 해금 뇌물을 받아들여 몸을 불의에 빠지도록 했다”하고 이어 먹은 것을 토해내고 그날로 처자를 돌려보냈다. 목민심서 1권 재가편에 나오는 내용이다. 청탁이 행해지지 않고 뇌물이 들어오지 못한다면, 이것이 집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몇 년 전 신규자 교육을 받을 때 전남 장성군을 방문, ‘아곡 박수량 선생의 백비’를 본 적이 있다.

묘지 앞에 세워진 비에는 묘의 주인이 생전에 활동했던 업적을 새기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비에는 아무런 내용이 새겨지지 않았다.

3대 청백리 중 한 분이며, 한성부 판윤과 호조판서 등 요직을 역임한 아곡 박수량 선생은 38년 동안 공직에 있으면서도 청렴해 사후에 장례를 치를 비용이 없어 나라에서 장례를 도왔다.

당시 조선 명종은 “수량의 청백한 이름은 이미 세상에 알려진 지 오래”라면서 서해의 좋은 돌을 골라 묘비를 세우도록 하사했다.

또 묘비를 세우지 말라는 아곡 박수량 선생의 유언에 따라 비에 아무런 내용을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공직자 청렴을 강조했고, 공직자 스스로도 청렴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 현직 검사장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체포되는 일을 비롯해 고위 공직자들이 대기업과 결탁해 자기 이권을 챙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처음부터 부패를 작심하고 공직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직생활을 하다 보면 관련 업체, 민원인 등 많은 사람을 상대하게 되고, 사사로운 정이 쌓이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사로운 정에 치우쳐 작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되고 그 작은 유혹들이 모여 큰 부패가 되고 만다.

이러한 극히 일부의 공무원 부패를 가지고 공직사회 전체가 청렴하지 못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듯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게 되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약화된 신뢰는 곧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청렴도를 향상시킬수 있을까?

청렴교육 실시 등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돼야 하는 게 맞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부패를 척결하고자 하는 공직자 스스로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나부터 솔선수범으로 청렴 실천을 생활화해 투명하고 책임있는 행정을 추진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행정, 국민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투명한 행정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 선조들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청렴한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 나부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립영천호국원 구한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