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폭 개각으론 국정쇄신 기대하기 힘들다
[사설] 소폭 개각으론 국정쇄신 기대하기 힘들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08.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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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으로 국정안정에 해가 된다면
향후 추가 개각도 적극 검토 필요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3개 부처를 대상으로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당초 4∼6개 중폭 개각의 관측 나왔지만 쇄신보다는 안정에 힘을 실었다.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한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는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 국무조정실 제2차장을 각각 발탁했다.

이와 함께 국무조정실 2차장에 노형욱, 산업부 1차관 정만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박경호, 농촌진흥청장 정황근 등 4개 부처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출신과 관료를 중용한 것은 국정안정을 위한 것이라지만 국정에 새바람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서는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이 든다.

사드와 위안부 관련해 외교력 부재를 지적받았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 직원들 일탈행위로 감사를 받은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장관, ‘임을 위한 행진곡’ 5. 18기념곡 제창 불가로 야권으로부터 해임 압박을 받았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은 이번 개각에서 빠졌다.

특히 각종 의혹으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교체는 당연하리라고 생각됐지만 예상은 여지없이 깨졌다.

또한 ‘탕평인사’를 통한 정국 쇄신과 국민 통합 차원에서 호남 출신 장관이 대폭 임명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여야 반응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 안정과 집권 후반기 국정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한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평가하며 “후보자들의 전문성과 정책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 및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각종 현안을 잘 풀어나갈 적임자”라고 극찬했다.

반면 야권은 “국정쇄신 의지와 거리가 먼 오기와 불통의 찔끔 개각”이라고 비난하며 우병우 수석이 교체되지 않은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받을 때 이번 개각은 국민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는 것은 사실이다.

더군다나 우병우 수석이 이번 개각 인사검증을 주도한 것에 대해 또 다른 논란거리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야당은 이를 벼르고 있는 상황이라 인사청문회 등 향후 험로가 예상된다.

우 수석을 경질하지 않으면서 이번 개각의 의미가 상당히 반감됐다고 볼 수가 있다. 그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들이 불거진 상황에서 또 다시 신임을 한 것은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8월 임시국회가 막을 올렸지만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추경예산안 심사와 세월호 특위 기간 연장 문제,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 등 대립을 야기할 사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번 개각으로 국정쇄신 의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아쉬운 마음뿐이다.

어쨌거나 박 대통령은 이번 3개 부처 개각으로 집권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1년 반 남짓 남은 임기에 개각 규모가 크면 공백이 많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꼭 필요한 자리만 교체했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는 “당분간 추가 개각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정 현안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개각으로 갈등만 심해지고 국정안정에 해가 된다면 추가 개각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