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복절에 일장기도 모자라 욱일기까지… 어디까지 봐줘야하나
[기자수첩] 광복절에 일장기도 모자라 욱일기까지… 어디까지 봐줘야하나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08.16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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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가 광복절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일장기 이모티콘과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로고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티파니는 지난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투어 인 재팬’ 콘서트를 마치고 멤버들과 함께 즐긴 뒤풀이 파티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재했다.

문제는 사진 하단에 일본 국기인 일장기 이모티콘과 하트를 나란히 올려 광복절을 앞두고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티파니가 사진 공유 어플리케이션인 스냅챗에 올린 사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녀는 욱일기 무늬가 들어간 ‘도쿄 재팬’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사진을 게재해 국내외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티파니는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게시물들을 삭제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티파니는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듯하다.

먼저 티파니가 출연 중인 방송프로그램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 15일 KBS2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티파니를 하차해야 한다는 글이 쇄도했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이 사건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광복절에 태극기를 달지는 못할망정 일장기에 욱일기라니 한국인으로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미국국적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녀는 9년이란 시간 동안 국내를 기반으로 영리활동을 하고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9번의 광복절을 겪었을 텐데 그날의 의미와 분위기에 대해 모른다고 하는 것은 변명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다른 나라 사람이라도 타의 모범이 돼야 할 공인이 욱일기나, 독일 나치기(하켄 크로이츠) 같은 것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사드와 관련해 중국과의 사이가 좋지만은 않은 형국에 일부러 중국팬마저도 등 돌리게 만드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한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5월 걸그룹 AOA의 설현과 지민은 안중근을 가리켜 ‘긴또깡’,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5월엔 영국 싱어송라이터 미카가 서울에서 열린 재즈페스티벌에서 욱일기가 연상되는 배경을 사용해 사죄했다.

이 같은 전적을 여러 번 봐 왔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얼렁뚱땅 넘어갈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와 자숙 등 진심어린 반성이 필요하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