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국내 제조업 고용 ‘흐림’… 2009년 이후 최저 수준
7월 국내 제조업 고용 ‘흐림’… 2009년 이후 최저 수준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6.08.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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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증가폭 1만6000명… 조선·철강 등도 고용 급감

국내 제조업의 고용 증가 폭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53면5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만5000명(2.9%)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 취업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국내 고용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의 경우 고용 규모가 가장 크지만 증가율은 0.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증가폭은 1만6000명으로 2009년 11월(63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고용의 14.4%를 차지하는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는 7월 고용규모가 2만1000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고용규모가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감소해 올해 7월 고용규모는 51만3000명에 그쳤다.

이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 LG 등 IT 분야 대기업은 국내에서의 생산을 점차 줄이는 대신 중국, 베트남 등에서의 생산을 늘리는 추세다.

또한 세계 시장의 IT 제품 수요 증가세가 점차 둔화해 수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빠진 조선업 역시 고용이 급감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말까지 고용이 늘었으나 선박 수주 감소 등 경기 악화로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에 7월에는 가장 큰 규모의 감소 폭(-1만8000명, -8.8%)을 나타냈다.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은 중국의 성장과 조강생산량 감소 등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고용이 크게 줄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안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고용 감소세는 이어져 7월에도 고용규모가 2600명 감소했다.

철강 분야는 미국의 ‘관세 폭탄’ 등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도 업황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자, 조선, 철강 등 제조업 부문의 고용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라며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금융 부문의 고용 증가 폭이 둔화한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