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 점거농성… 교수 등 5명 사흘 만에 탈출
이화여대 학생들 점거농성… 교수 등 5명 사흘 만에 탈출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6.07.30 14: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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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단과대’ 설립 반발… 점거농성은 계속

▲ 이화여대 본관. (사진=연합뉴스)
이화여대 학생들이 대학본관을 점거하는 등 ‘직장인 단과대’ 설립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학 본관 건물에서는 학생들의 점거농성이 3일째 이어지고 있다. 약 400여명의 학생이 본관 1층과 계단을 점거했다.

농성은 28일 오후 2시에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교육부 지원사업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농성 학생들은 28일 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 평의원 2명을 포함해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 등 5명이 46시간 가량 갇혀 있었다.

경찰은 30일 정오께 학교 측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본관 안으로 들어가 농성중인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밖으로 끌어내 갇혀 있던 교수·교직원들을 데리고 나왔고,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날 학교 안팎에 21개 중대(1천6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본관 진입 과정에서 경찰과 학생들 간 몸싸움이 있었고, 찰과상 등 부상을 입은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를 대학당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적인 의견수렴의 본질을 넘어 변질된 집단행동으로 판단하고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화여대는 5월 교육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두 번째로 모집할 때 신청해 이달 초 동국대, 창원대, 한밭대와 함께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전공과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갑작스럽게 단과대 신설 소식을 접한 상당수 학생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의 교육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등에는 이미 고졸 재직자 입학전형이 있는 데 반해 우리는 없었다”면서 “고등교육을 받을 능력을 갖춘 고졸 직장인에게 진학의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를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