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산사태, 철저한 사전대비가 해답이다
[칼럼] 산사태, 철저한 사전대비가 해답이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07.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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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서부지방산림청장

우리는 급속한 기후변화 속에 살고 있다. 지구 평균온도가 지난 100년간 0.74℃ 상승해 극지방과 고지대의 빙하와 설원이 녹아내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가뭄과 폭염, 홍수, 산사태 등과 같은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2014년 5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350명 사망, 2000명 이상이 실종되는 대형 산사태가 발생했고, 올해 6~7월 중국 중남부에선 20일간 퍼붓는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나 현재까지 237명이 숨지고 93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날로 대형화되고 있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여의도 면적의 4.7배인 3925ha의 산사태 피해가 발생해 62명이 사망했고 복구비만 7100억이 투입됐다. 특히 대형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했을 때 피해가 심한데 2011년 서울 우면산에는 장마에 연이은 태풍 ‘무이파’ 북상으로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43명의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2002년 ‘루사’와 2003년 ‘매미’는 4035ha 피해로 45명 사망, 3517억원 복구비가 사용된 무서운 태풍으로 우리는 기억한다.

연간 강수량의 60% 이상이 여름철에 집중되는 우리나라는 국토의 64%가 산지인 데다 경사가 급하고, 사질토양층이 많아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기 쉬운 지질·지형적 여건을 가지고 있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해 더 많은 집중호우와 태풍이 발생할 경우 대형 산사태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림청에서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데 먼저 지속적인 숲 가꾸기를 통해 산사태에 강한 숲으로 바꿔 가는 일이다.

울창한 숲에서 자라는 나무의 뿌리는 말뚝효과와 그물효과를 통해 산사태를 방지하는데, 말뚝효과는 굵은 뿌리가 땅속 깊이 뻗어 말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물효과는 가는 뿌리들이 서로 엉켜 흙이 붕괴되지 않도록 붙잡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충북 보은군을 대상으로 1년간 발생한 산사태를 분석한 결과, 입목 평균지름이 6cm 이하인 산림에서는 230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으나 8~16cm 산림에서는 145건, 18~28cm 산림에서는 83건, 30cm 이상인 산림에서는 단 한 차례의 산사태도 발생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숲 가꾸기가 산사태 방지에 직·간접적으로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계곡에 사방댐을 설치하거나 계류보전 등 야계사방사업을 실시해 피해를 줄이는 방법으로 집중호우 시에 계곡으로 내려오는 빗물 유속의 낙차를 줄여 천천히 흘러갈 수 있도록 하거나 산사태가 발생하면 토석류가 계곡 상류에서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는 것을 막아 민가와 농경지, 도로 등의 피해를 막아준다.

2015년까지 전국에 9724개소의 사방댐을 설치했고 올해도 825개소를 설치하고 있으며, 서부지방산림청 관내에도 올해까지 327개의 사방댐을 설치해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힘쓰고 있다.

세번째로 산사태 발생우려가 높은 지역을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전국에 1만8981개소를 지정했고 올해 2942개소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며 서부지방산림청 관내에는 올해까지 558개소를 지정해 우기 전 6월말까지 이미 일제점검을 마쳐 미비점을 보완한 상태이다.

호우특보 발령 시 등 수시로 사전 점검을 통해 위험요소를 제거해 나가고 있고 이들 지역에 우선적으로 사방댐 등 사방시설을 설치해 피해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림청에서 운영 중인 ‘산사태정보’앱을 통해 위험정보를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산사태 행동요령 및 위험지도 등 여러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산사태정보시스템에 구축해 놓은 지역주민 비상연락망을 통해 산사태예보 상황을 휴대폰으로 알려 주민 대피를 유도하고 있다.

산사태는 발생하기 전에 징후가 나타나는데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거나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 갑자기 산허리의 일부가 금이 가거나 내려앉을 때,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기울어지면서 넘어지고 산울림이나 땅울림이 들릴 때, 시냇물의 수위가 급속히 하강하는 경우, 포장된 도로나 보도가 부풀어 오르거나 균열이 생길 때 산사태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현상이 주변에서 발견될 때에는 산사태 위험이 높으므로 서둘러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관할산림관서에 신고해야 한다.

산사태는 천재지변으로 자연재해가 분명하지만 사방사업으로 피해를 줄이고, 숲 가꾸기로 울창한 숲을 만들어가며 국민 모두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징후를 발견해 사전에 대비한다면 소중한 인명을 지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산사태예방기관의 취약지역 점검과 사전대비 등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지난해 같이 산사태 피해가 한 건도 없는 한해라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