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권' 노리는 與 '비주류 잠룡'… 물밑작업 한창
'차기대권' 노리는 與 '비주류 잠룡'… 물밑작업 한창
  • 이원한 기자
  • 승인 2016.07.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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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비주류 밀겠다는 것은 당연한 생각" 공언… '주류' 반기문, JP에 "내년 1월" 언급 서신

▲ ⓒ연합뉴스
차기 대권을 뇔는 새누리당 잠룡들이 8·9 전당대회를 보름 여 앞두고 활동에 기지개를 켜고있다.

이번 전대에서 선출되는 지도부가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책임지는 만큼, 당대표가 대권가도를 다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24일 "이번 전대에서 크든 작든 역할이 예상되는 잠룡들은 모두 비주류로 분류된다"며 "비주류라는 점 때문에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는 인사도 있는 반면, 적극 행보를 보이는 인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당 대표가 탄탄한 조직을 등에 업고 대권 행보를 시작하는 경우가 잦았지만 근래에는 당권주자가 꼭 대권을 잡는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라며 "이 때문에 자신이 직접 나서기 보다는 물밑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각에서 비주류 중 현재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사는 김무성 전 대표다.

그는 지난 4·13 총선 과정에서 발생한 공천잡음, 이어 치러진 선거에서의 참패로 한동안 공개적인 활동을 하지 않다가 최근 들어서야 거침없는 발언과 공개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총선 이후 개헌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개헌은 내년 대선의 최대 화두다. 이에 따라 이를 얼마만큼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김 전 대표는 지지자 1500여명과의 전대 승리 2주년 행사에 이어 전국 배낭여행, 중국방문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던 중 22일에는 "비주류 성격의 후보들이 당을 혁신할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이 있으니까, 그중에서 (한 명을) 밀겠다는 것은 당연한 생각"이라며 이번 전대에서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 후보 지지를 공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의 견제가 심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김 전 대표만큼 친박에서 집중 견제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 의원은 이미 이번 전대에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정치권에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 뿐"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다만 유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간헐적인 외부 강연을 제외하고는 공개적인 행보와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 당권 주자인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은 유 의원의 지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당적을 회복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유 의원이 이번 전대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역할은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연합뉴스
또한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 3인방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번 전대에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오 전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비박계 당권 주자이자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정병국·김용태 의원을 만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는 27일에도 자신이 당협위원장을 맡은 서울 종로에서 정 의원과 만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이 '단일화 메이커'로 나서 총선 패배로 입은 정치적 타격을 털어내고 재기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남 지사와 원 지사는 당내 선거에 개입할 수 없는 현직 지자체장이라는 점 때문에 눈에 띄는 적극적인 행보는 보이 않고 있다.

다만 남 지사의 경우 오 전 시장과 정·김 의원을 만나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물밑 작업에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 지사도 지난 21일 광주에서 정 의원과 만났으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원 지사가 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표직과 거리가 멀어진 뒤 오히려 폭넓은 대권행보를 보이는 인사들이 몇 있다"며 "여권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 야권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폭넓은 대권행보를 걷는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한편, 주류에서 추대론이 나오고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 해외에 머물고 있고 현직 국제기구 수장이라는 점에서 국내 정치와는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반 총장은 최근 외교행낭을 통해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게 보낸 서신에서 "내년 1월에 귀국하면 찾아뵙겠다"고 전해 내년을 기약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신아일보] 이원한 기자 w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