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 떨게 한 '가스 냄새'… 원인 미궁속으로
부산시민 떨게 한 '가스 냄새'… 원인 미궁속으로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6.07.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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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대책회의에서도 원인 찾지 못해… "지진과는 관계 없다"

▲ 21일 오후 119대원이 가스 냄새 신고가 접수된 지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부산 시민들은 21일 원인모를 가스 냄새에 대한 공포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부산 해운대 등 해안지역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달아 접수됐기 때문이다.

22일 부산경찰청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는 21일 오후 5시 38분께부터 송정해수욕장 부근에서 시작했다.

이런 신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해안선을 따라 해운대구 중동과 남구 용호동, 동구 초량동, 중구 영주동을 거쳐 서쪽 끝인 사하구와 강서구까지 확산했다.

마지막 신고가 접수된 것은 저녁 7시 10분 무렵이다

약 1시간 300분 동안 119에 56건, 112에 37건, 부산도시가스에 80여 건 등 모두 16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시 재난상황실은 "가스 냄새가 진동한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즉시 조사에 나섰으나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해안선을 따라 가스 냄새가 퍼지자 해상에 있던 LNG 운반선 등을 조사했으며, 광안대교 도색 작업에서의 냄새 여부 등을 확인했다.

아울러 부산환경공단 등 산업시설을 비롯해 가스 배관, 화학질 운반차량 등을 조사했지만 결국 특별한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

부산도시가스 역시 이번 사안과 관련해 가스가 새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속에 가스냄새가 난 21일 밤부터 인터넷과 사회관계서비스망(SNS) 등에서는 냄새 원인을 두고 각종 추론과 괴담 수준의 억측까지 나돌았다.

지진에 대한 전조현상으로 땅속의 유황가스가 분출해 냄새가 났다는 추론과 원전 고장설, 탄저균 실험설 등에 이어 북한에서 유독가스를 넣은 미사일을 쐈다는 다소 황당한 억측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안전본부, 부산시, 부산해양경비안전서, 부산도시가스 등 유관기관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가스 냄새' 대책회의를 가졌다.

하지만 어느 기관 한 곳도 이렇다 할 분석을 내놓지 못하자 이날 오후 1시 30분과 오후 5시 40분 추가 회의까지 열었다.

시는 나도는 원인을 하나씩 규명해보기로 하고 기상청, 낙동강유역환경청, 보건환경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을 불러 회의를 잇따라 열었지만, 이미 날아가 버린 냄새의 원인을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냄새 신고 시각에 따라 신고지역이 동쪽 해안에서 서쪽 해안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아 냄새 원인도 움직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탱크로리가 유력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2차 회의에서 탱크로리 차량이 원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CC(폐쇄회로)TV를 통해 신고가 접수될 당시 광안대교를 지난 탱크로리 차량 4대의 동선을 분석한 결과 해안을 따라 이동한 냄새의 방향과 다른 곳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관계 기관은 차량 등 이동수단에서 냄새가 확산됐을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가스 냄새 신고가 접수된 지역의 도로를 중심으로 CCTV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지진의 전조 현상'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기상청은 이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최근 부산 가스 냄새가 '지진 전조현상이 아닌가?'하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어 알려드린다"라며 "한마디로 '지진 전조 현상'이라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 가스 냄새도 '지진'과는 전혀 상관 없으니 혼란 없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