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향욱·경향신문 기자 대화 녹취록 공개
나향욱·경향신문 기자 대화 녹취록 공개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6.07.20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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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자리 끝머리 5분 분량… 경향·교육부 동시 녹음
나 “개·돼지 발언은 영화 인용…개인적인 생각이었다”
▲ '민중은 개·돼지'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자료사진=연합뉴스)

‘민중은 개·돼지’ 등의 막말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 결정된 나향욱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과 경향신문 기자들 간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20일 공개됐다.

이 녹취록은 문제의 발언이 나온 당시 저녁 식사 자리에서 경향신문 기자들이 나 전 기획관에게 ‘민중은 개·돼지’ 발언 등에 해명을 요구하며 휴대전화 녹음기능을 켰고, 이에 동석한 교육부 대변인실 관계자도 함께 녹음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녹취록에는 식사 자리가 끝나기 전 후반부 대화 내용이 담겼으며 약 5분 분량이다.

교육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나 전 기획관에 대한 교육부 감사관실 자체 조사 때 이 녹취 파일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경향신문 송현숙 부장은 “개인적인 생각이어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고위 공직에 계시는 것이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하자 나 전 기획관은 “그런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문제가 된 ‘민중은 개·돼지’ 발언에 대해 나 전 기획관은 “개인적 생각이었다”면서 “거기(영화 ‘내부자들’을 지칭)에 그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이잖아요? 그러니까 그걸 그냥 제가 인용한 거에요”라고 해명했다.

지난 7일 서울 강북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이 모임에는 경향신문 송현숙 부장과 장은교 기자, 교육부 나 전 기획관과 이승복 대변인, 홍보담당관 등 5명이 참석했으며 송 부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마련된 자리로 알려졌다.

또 송 부장과 나 전 기획관, 이승복 대변인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9일자 기사에서 “경향 기자들과 기획관은 이날처음 만나는 상견례 자리였으며, 발언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수차례 해명의 기회를 줬으나 나 기획관은 처음의 발언을 거두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음은 녹취록 전문.

대변인 :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하시고

송현숙 부장(이하 송) : 개인적인 생각이어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이 고위 공직에 계시는 것이 저희는 상당히 유감스럽구요

대변인 : 저기 부장님, 저기 그래도.... 아까도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또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송 : 누구와의 관계?

대변인 : 저하고 부장님과의 관계... 또 그런 부분에서 그... 또 이렇게 이런 자리를 했는데 너무 또 좀 이렇게 하는 거는 제가 너무 죄송스럽고 그래서 이거는. 정말 순수하게 아까 그 뒤에 부분은 그... 개인적인 이야기로 하시고 그렇게 정리를 하시는 것으로

송 : 개인적인 이야기가... 만약에 공직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별 문 제가 없다고 생각하세요, 대변인은?

대변인 : 아니, 그거는 이제 표현의 부분인데

송 : 제가 누군지 알고 계신 상태에서 지금 얘기를 하셨는데

대변인 : 아니, 표현의 부분인데

송 : 저를 뭐 너무 가볍게 생각하셨든지, 뭐 어떻게 그랬을 수 있지만

대변인 : 아니, 전혀 그런 건 아닙니다.

나향욱 기획관(이하 나) : 아니에요, 그런 거 아니고

송 : 별로... 그런 거 아니고... 별로 그 문제에 문제의식을 별로 못 느끼시죠, 지금? 예?

나 : 아니,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 뭐 공,사를, 공사까지 떠나서라도 어떻게 공직자로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고위공직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시는 거 아닙니까, 지금? 근데 솔직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했어요. 꿈에도 생각 안했구요.

송 : 제가 그러면 동조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나 : 아니,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거라고는 생각 안했다는 거죠

송 : 그럼 어떻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웃으면서) 저한테 그런 얘기를... 편안히 얘기를 하셨나요?

나 : 아니 아니 그러니까 그 개, 돼지… 개,돼지라는 얘기는 왜 나왔냐 하면, 그 뭐이냐 베테랑인가 그 영화 있잖아요?

송 : 예, 내부고발... 거 뭐지? 내부자들

나 : 거기에 그 어떤 언론인이 이야기한 내용이잖아요?

송 : 네

나 : 그러니까 그거를 그냥 그냥 제가 그냥 인용한 거에요.

송 : 인용을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인용하세요, 그러니까

나 : 그러니까 그거를 왜 그러니까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공직자로서 이야기한 게 아니고

송 : 아니 개인이어도

나 : 아니 그러니까

송 : 제가 지금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으로서 지금 여기에 와 있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길래… 그렇게 얘기를 하셨냐구요?

나 :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그렇.. 그렇다면 제가 경향신문에 그 부장으로 계시는 거를 제가 잠깐 망각하고, 잠깐 망각하고 그냥 이렇게 편하게 대했다고 그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송 : 그게 본인의 생각이시란 거죠? 개인적인 생각?

나 : 그렇죠

송 : 알겠습니다.

나 : 그런 거였어요, 네.

송 : 몇 시 차시라구요?

(다같이) 10시

송 : 가셔야겠네

홍보담당관 : 부장님 감사합니다. 얼굴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진짜 부장님 뵙고 싶어가. 나 : 저도 한 잔 주십시오. 그래서 그런 거예요.

송 : 진짜 어이가 없네요. 영화 대사 말처럼

홍보담당관 : 부장님 감사합니다.

(건배)

송 : 본인의 생각은 변하지 않으셨다는 거죠?

나 : 그건 다음에 만나서

송 : 다음에 얘기해 주세요

홍보담당관: 한 달 후에

송 : 은교씨한테 전해주셔도 됩니다. 저는 시간이 없습니다.

나: 네 알겠습니다.

장은교 기자: 다음에 왜 만나요?

송 : 그러게 허

대변인: 아유 그럴수록…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