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데타 가담 6천여명 체포… ‘피의 숙청’ 예고
터키, 쿠데타 가담 6천여명 체포… ‘피의 숙청’ 예고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7.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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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 치르게 될 것”

▲ 터키 경찰이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들을 체포해 이송하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터키 정부가 군부가 벌인 쿠데타에 대한 응징에 나섰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지난 15일 밤에 발생한 ‘6시간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 3000명과 판·검사 2750명을 체포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아잔시는 군소식통을 인용해 체포된 군인 중 고위 장교만 52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 육군 2군 사령관 아뎀 후두티 장군, 3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데니즐리특공대 대장 외즈한 외즈바크르 소장 등이 포함됐다.

터키 정부는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을 포함해 전국의 판사와 검사 약 2745명을 쿠데타 연루 혐의로 해임 및 체포했다.

민영 도안 통신은 전체 수사는 수도 앙카라 검찰이 이끌고 있다며 터키 콘야에 44명, 가지안테프에 92명의 판검사가 밤새 구속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눈 쿠데타 세력을 엄히 다스리겠다고 밝힌 만큼 판사의 해임을 넘어서는 피를 보는 대대적인 숙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발생 당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 새벽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연설을 통해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도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와 정당들이 사형제 부활이 합리적인지를 놓고 논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며 터키에서 금지된 사형제의 부활 가능성을 거론했다.

터키 당국이 쿠데타 진압 후속 작업에 발 빠르게 나선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궐렌은 “민주주의는 군사행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이 쿠데타 배후라는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터키 당국은 또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터키가 쿠데타에 가담한 세력에 대해 피를 부르는 숙청 가능성이 대두되자 국제사회는 터키 정부에 법치주의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각 주체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성명을 내고 터키에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