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터키 쿠데타 반대입장 한목소리
국제사회, 터키 쿠데타 반대입장 한목소리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6.07.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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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등 "선출된 정부 지지하고 폭력사태 피하라" 당부
▲ 1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자들이 국기를 흔들며 쿠데타에 항의하고 있다.ⓒAP=연합뉴스

터키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터키 정부를 지지한다는 국제사회의 입장 표명이 잇따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정당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전화통화로 터키의 쿠데타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장관이 터키의 폭력과 유혈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터키 정부를 사실상 지지했다.

케리 장관은 "메블류트 차부숄루 터키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터키 민간 정부를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유엔도 군사 쿠데타를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군부의 국정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며 "터키가 조속히 평화롭게 민간 통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촉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표명했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안정과 자제를 촉구하며, 터키 민주정부와 헌법을 전폭적으로 존중한다"며 "터키는 나토의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터키 상황을 우려 속에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공동대표는 공동으로 지지 성명을 내놓았다.

이들 EU 지도부는 "터키는 EU의 핵심적인 파트너"라며 "EU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 그 국가의 제도, 법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터키가 신속하게 헌법 질서를 되찾기를 요구한다"고 쿠데타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U의 주도적인 회원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터키 민주정부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빈에 기반을 둔 범정부 기구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성명을 내고 터키에 군부 쿠데타로 빚어진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OSCE 순회 의장을 맡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너 독일 외교장관은 "책임있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더는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유혈사태를 피해야 한다"며 "문제는 헌법을 준수하면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의 성명을 발표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중국은 터키 상황을 고도로 주시하고 있다"며 "터키가 조속히 질서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도 터키 군부의 쿠데타 시도를 비판하면서 터키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자리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터키 국민은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주의와 자신이 뽑은 정부를 지키려는 용기를 증명했다"며 "쿠데타는 중동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고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터키는 시리아 내전에서 각각 시리아 정부와 반군을 지원하면서 대치 중이다. 양국은 한·일 관계처럼 역내 현안을 놓고 정치·외교적으로 마찰을 빚지만, 국경이 맞닿아 무역과 에너지 분야에선 밀접하다.

카타르 외무부 역시 국영 통신 QNA를 통해 "터키 군부의 쿠데타 시도, 무법행위, 헌법 위반을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터키와 대립각을 세워 온 이집트의 일부 언론 매체는 터키의 쿠데타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집트 군부를 지지하는 최소 3개 신문은 이날자 조간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복됐다"고 보도하며 쿠데타에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이들 신문이 발행됐을 때 터키 쿠데타는 실패로 귀결됐다.

이집트 방송인 아흐메드 무사는 "이것은 군부 쿠데타가 아니라 터키 군부 내 혁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와 관련해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3년 8월 이집트 군부가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자 "쿠데타"라며 강력하게 비난했고 이에 이집트 정부도 터키를 맹비난하면서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