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데타 실패' 후폭풍… 군인 3천명 체포
터키 '쿠데타 실패' 후폭풍… 군인 3천명 체포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7.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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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자 아즈터크 및 육군사령관·헌법재판관 구금
국제사회, '피의 숙청' 가능성 우려 법치 대처 촉구
▲ 1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시민들이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들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레제브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번 '실패한 쿠데타'의 관련 세력에 대해 강력한 처벌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긴장감이 조성된다.

터키 정부는 3000명 가까운 쿠데타 관련 세력을 체포했으며, 미국 정부에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자를 추방해 넘길 것을 공식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세력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전날 밤 발생한 '6시간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를 앙카라 인근 아큰즈 공군기지에 구금했다.

이와 함께 육군 2군 사령관인 아뎀 후두티 장군, 제3군 사령관인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등 장성 최소 5명도 함께 구속했다. 또 3000여명의 군인도 체포됐다.

터키 당국은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도 붙잡았으며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터키 전역의 판사 약 2745명을 해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귤렌을 지목하면서 "주모자는 반드시 반역에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강력 경고했다.

그는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터키가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기여하는 전략적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미국에 귤렌의 추방을 요구했다.

반면 귤렌은 "지난 50년간 수차례 군부 쿠데타를 겪어 온 사람으로서 이런 시도에 엮인다는 것이 매우 모욕적"이라며 "쿠데타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귤렌은 또 "터키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 시도를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비난한다"며 이번 쿠데타와 거리를 뒀다.

귤렌은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치적 협력 관계에 있었으나 1999년 지병을 치료하고자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진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또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현지 언론들은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가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형제의 부활 여부에 대해 언급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쿠데타 뒤 숙청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는 쿠데타에 가담한 세력에 대한 '피의 숙청' 가능성을 우려하며 터키 정부에 법치에 따른 대처를 주문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성명을 내고 터키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미르켈 독일 총리 등 서방 지도자들도 터키가 법치에 따라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