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우조선 회계사기’ 산은 출신 CFO 구속기소
檢, ‘대우조선 회계사기’ 산은 출신 CFO 구속기소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6.07.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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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호 전 사장과 공모해 분식회계 저질러… 5조7천억에 달해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14일 고재호 전 사장과 공모해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 김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대우조선은 경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각종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확인된 회계사기 규모만 해도 5조7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은 고재호(구속) 전 사장 재임 시절 선박 수요가 급감하며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계약가격을 낮춰 다수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그러나 사업 진행 중 예상보다 원가가 계속 늘어나고, 대금 회수가 오래 지연돼 장기 매출채권의 규모가 증가했다. 즉 돈을 벌기는커녕 손실만 쌓인 것이다.

이로 인해 매년 4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MOU(양해각서)에서 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런 경우 임직원 성과급 미지급은 물론 대표이사 사퇴, 구조조정까지 각종 불이익이 뒤따르게 된다. 금융기관 대출, 기업어음 발행 등 자금조달과 주가관리도 곤란해진다.

이에 대우조선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 손실을 숨기는 회계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2012∼2014년 대우조선의 회계사기 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애초 알려진 5조4000억원보다 다소 증가했다. 순 자산(자기자본) 규모가 5조7000억원, 영업이익 조작만 따지면 2조7000억원 가량이다.

검찰은 회계사 등 전문인력을 투입해 대우조선이 진행한 각종 프로젝트를 정밀 분석해 금액을 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 회계담당 직원도 작업에 참여했다.

대우조선 측이 회계사기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검찰 수사결과 모두 밝혀진 셈이다.

검찰은 고재호 전 사장이 여전히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대규모 회계사기가 경영진의 관여 없이는 불가능하며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자행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고 전 사장도 조만간 회계사기에 기반한 ‘사기 대출’과 ‘성과급 잔치’ 등을 혐의에 포함해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남상태 전 사장 재임 기간에도 회계사기 혐의가 있다고 파악한 검찰은 우선 경영 비리로 구속된 남 전 사장을 18일께 기소하고 회계사기 부분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