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콜롬비아 FTA 15일 발효… 중남미 3대 시장 열린다
한·콜롬비아 FTA 15일 발효… 중남미 3대 시장 열린다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7.14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390개 품목 관세 즉시 철폐… 자동차·화장품 수출 확대 기대
콜롬비아 인구 4760만명 중남미 거대시장 진출 '교두보'
▲ 지난 2015년 4월17일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콜롬비아 보코타 대통령궁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국과 중남미 3대 시장으로 꼽히는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간 국내 비준 절차를 마무리하고 15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콜롬비아가 아시아 국가와 처음으로 체결한 양자간 FTA다. 우리나라는 칠레(2004년), 페루(2011년) 등 남미 국가와 FTA를 맺은 바 있다.

지난 2013년 2월 서명된 한·콜롬비아 FTA는 우리나라가 지난 2014년 4월 국회 비준동의를 마쳤고, 콜롬비아가 지난 4월 헌법재판소 헌법 합치 검토 결정을 마치고 6월15일자로 우리나라에 비준절차 완료를 통보해왔다.

한·콜롬비아 FTA는 협정문에 따라 콜롬비아 통보문 접수일 기점으로 30일 후인 오는 7월15일 발효될 예정이다.

발효 시점부터 우리나라가 콜롬비아에 수출하는 4390개 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2797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가 인하된다.

한국은 전체 상품 품목의 96.1%(품목 수 기준, 수입액 기준으로는 99.9%), 콜롬비아는 96.7%(품목 수 기준, 수입액 기준으로는 97.8%)에 대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이는 미국과 체결한 FTA와 유사한 수준이다.

농산물의 경우 커피, 화초류 등을 개방하기로 했고 쌀과 쇠고기 등에 대해서는 양허 제외·긴급 수입 제한·관세율 할당 등 보호 수단을 확보했다.

우리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관세율 35%)는 10년내 철폐, 중형 SUV 승용차는 9년 철폐, 냉장고 세탁기는 12년내 철폐, 자동차 부품 등은 5년내 각각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수출 유망품목인 화장·미용용품(관세율 15%)은 7~10년 이내, 의료기기(관세율 5%) 및 알로에·홍삼 등 기타 비알콜 음료(관세율 15%)는 즉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다만 일부 품목에서는 FTA 세율이 최혜국(MFN) 세율보다 높은 경우가 있어, 일정기간 동안 특혜세율이 적용된다. 특혜세율은 MFN 세율에 0.5%포인트를 차감해 적용하게 된다.

일례로 승용차용 타이어의 경우 발효 1년차에는 MFN 세율(10%)보다 0.5%포인트 낮은 9.5%를 부과하고 2년차부터는 FTA 세율인 9%를 적용하게 된다. 승용차용 타이어의 1년차 FTA 세율은 12%로 MFN 세율보다 높다.

자유로운 송금 허용, 고위경영진 임명에 국적 요건 부과 금지, 한-미 FTA 수준의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절차(ISD) 마련 등 투자 환경도 조성된다.

양국은 정부조달 시장 개방에도 합의해 민자사업을 포함한 시장접근 기회를 확대했다.

콜롬비아는 최근 가계 소득이 늘어나면서 미용, 의료, 웰빙 등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FTA 발효 후 이 분야에 대한 우리 기업의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롬비아는 인구 4760만명(중남미 3위)에 국내총생산(GDP) 규모 3779억달러(중남미 4위)로, 중남미에서 급성장하는 소비시장으로 평가된다.

또한 북중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임과 동시에 석유, 니켈, 천연가스 등 풍부한 에너지·자원 등을 보유해 경제협력의 가능성도 높은 국가로 손꼽힌다.

우리나라는 콜롬비아에 승용차,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을 주로 수출해 왔으며, 원유, 커피, 합금철 등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교역 규모는 14억5000만달러로 우리나라는 11억3000만달러를 수출해 8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한-콜롬비아FTA 활용과 협력 내실화를 위해 장관급 공동위원회 및 분야별 위원회·작업반을 가동해 콜롬비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이번 발효를 계기로 14일 오전 서울 역삼동 무역센터에서 '한-콜롬비아 FTA 활용설명회'를 개최했다.

향후 양국의 경제협력 방향을 비롯해 수출 유망품목 및 전략, 투자·시장 정보 등이 공유됐다.

김학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한-콜롬비아 FTA 발효가 양국 기업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어려운 세계경제 상황 아래 양국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가교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