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신임 英 총리, ‘제2의 메르켈’에 가까워
메이 신임 英 총리, ‘제2의 메르켈’에 가까워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7.13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이, 신중한 실용주의 노선 행보… 메르켈처럼 속을 헤아릴 수 없어”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이어 새 총리직 임무를 수행할 테레사 메이.(사진=AP/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직을 수행할 테레사 메이(59)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보다는 앙겔라 메르켈(61) 독일 총리와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에 취임하는 메이가 ‘신중한 실용주의’ 노선을 보여 왔다고 언급하며 메르켈 총리와 비슷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AP는 메르켈은 많은 이슈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경계선에서 기다리는 중립적인 태도로 유명하며, 메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에서 인내심 있는 전략을 펼쳤다고 평했다.

또 메이는 국민투표 캠페인 기간 소극적인 잔류파로 분류됐으며 이는 투표 후에 사의를 표명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으로서 둘로 쪼개진 보수당과 영국을 단합해 나가야 할 자리에 적격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플랜(GMF)의 한스 쿤드나니 외교정책 분석가는 “어떤 이슈에 대해 메르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마지막 순간이 돼야만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메이가 메르켈과 같이 속을 헤아릴 수 없는 인물로 보인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또 메르켈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대처와 빗대곤 했지만 메르켈은 ‘반(反) 대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집권 초기 메르켈은 결단력 있는 우파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독일판 철의 여인’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실용적 중도 우파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굽히지 않는’ 스타일의 대처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AP는 메이가 취임 후 메르켈 총리처럼 사회적 합의를 찾아 나서는 중도파가 될지, 아니면 반EU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들을 향한 ‘우향우’를 선택할지라고 지적했다.

캐머런 총리가 자유민주당과 구성한 연립 내각에서 메이는 내무장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고 메르켈 총리는 좌파 정당들과 대연정을 이루면서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을 중도로 끌어당겨 왔다.

메이는 총리로 확정된 이후 11일 의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소수 특권층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일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혀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보수당'을 만들 가능성을 시사했다.

AP는 두 여성 지도자가 EU와 영국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며 브렉시트를 결정한 상황에서 메이가 EU의 큰형님 격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어떻게 탈퇴 협상을 이끌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