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실업 본격화… 경남·울산 실업률 상승폭 최대
지난달 취업자 수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상승폭이 3개월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청년실업률은 6월 기준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조선업이 몰려 있는 경남지역은 실업률이 가장 큰 폭으로 올라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265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만4000명이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4월(25만2000명)과 5월(26만1000명) 두 달 연속으로 20만명대로 축소됐다가 3개월 만에 다시 30만명대를 회복했다.
50대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흐름은 이어졌다.
지난달 50대 취업자는 8만8000명, 60대 이상은 19만7000명 늘었고 20대도 13만1000명 증가했다. 40대(-3만3000명)와 30대(-2만8000명)는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줄었다.
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39만7000명 늘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3.5%로 역대 최고치였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효과 등으로 침체됐던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에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년실업의 탈출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청년 실업자는 작년 6월 대비 1만8000명이 늘면서 0.1%포인트 오른 10.3%를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9년 11.3%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로써 청년 실업률은 지난 2월부터 다섯 달 연속 월간 역대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까지 더한 체감실업률은 10.5%다.
특히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 수는 1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9000명(19.7%)이나 증가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주로 경력자를 뽑기 때문에 신규 고용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실업률은 3.6%로 작년보다 0.3% 포인트 떨어졌다. 20대 실업자가 증가한 반면 30~50대 실업자가 감소해 전년동월대비 4만6000명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조선업이 몰린 경남 지역의 실업률이 3.9%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오르는 등 전국에서 실업률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의 실업률도 3.6%로 전년 동월대비(3.2%) 0.4%포인트 올랐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밝힌 구조조정안 대로 인력감축이 진행되면 경남 지역의 실업률 상승폭은 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남 등 조선업 밀집지역 실업률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시장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자동차·정유 등 다른 산업이 있어 구조조정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울산도 실업률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과 수출부진 등의 여파로 제조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폭은 1만5000명에 그쳐 2013년 8월(5000명) 이후 34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0월 19만1000명 늘면서 최고점을 찍은 뒤 올해 3월까지 10만명 이상 증가폭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4월 들어 4만8000명으로 급감한 뒤 5월 5만명으로 소폭 올랐지만 6월 들어 다시 증감폭은 축소됐다.
이밖에 농림어업(-9만8000명), 도매 및 소매업(-5만4000명), 건설업(-2만4000명) 등 취업자가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13만2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4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3000명) 등은 취업자가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확대됐으나 구조조정 본격화로 인한 제조업 부진 심화가 고용증가세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편성·집행으로 경기·고용 하방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