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관공서 주취소란, 골든타임의 방해꾼
[독자투고] 관공서 주취소란, 골든타임의 방해꾼
  • 신아일보
  • 승인 2016.07.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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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경북 예천경찰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지구대·파출소가 가장 바쁜 시간이다.

이 시간대에는 갖가지 사건들이 일어나는데 그 폭풍의 눈 속에 있는 것이 바로 ‘술’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이다.

그만큼 술은 요즈음 가장 핫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최근 사례로는 술에 취한 채 손님을 태운 택시기사 사건이 있다.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음주 후 근무를 한 결과는 처참했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승객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택시기사들이 점심시간에 반주를 즐기고선 운전대를 잡는 것을 여러번 목격했다’는 글들을 남겼다.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관대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요즘에 와서야 음주의 위험성을 알고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생겼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약간의 알코올은 장소의 분위기를 띄워준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는 술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 집단폭행하는 경우, 제정신일 땐 할 수 없는 많은 강력범죄들이 술에 취한 채 행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 우리 경찰과 직접 연관이 있는 관공서 주취소란 또한 자리잡고 있다. 어떤 사람도 제정신일 때는 경찰서나 지구대·파출소에 들어와서 이유 없이 난동을 피우지 않는다.

단순 주취자로 끝날 일이 경찰관을 폭행함으로써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체포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물론 본인이 술을 마시겠다고 하는데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자신의 기분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이러한 피해에는 또 다른 피해자가 생성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정말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데, 주취자를 상대하느라 그 신고사건에 나가는 것이 지체되어서 사건처리가 늦어지거나 중대한 범인을 놓치는 등의 사건해결의 중요 골든타임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내 가족이 또는 내 소중한 사람이 그 위험에 처해있다고 한다면 한시라도 빨리 출동해주길 바라지, 주취자 때문에 늦어졌다고 생각한다면 분통이 터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되어진다면 일단 ‘나’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날 하루 기분이 좋아질 정도의 음주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음주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더 나아서는 내 주변인이 한계를 넘어서는 음주를 한다면 말려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

경찰에서도 지난 2013년 경범죄처벌법 개정으로 관공서 주취 소란자에 대해 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할 수 있게 되어 관공서내 주취소란에 대해 엄중하게 대하고 있다.

당장은 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길 바라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나 나 자신부터 실천해 나간다면 어느 순간에는 대한민국 전체가 바뀌어 있을 것이다. 

/김지우 경북 예천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