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채인석 화성시장의 ‘안녕하세요?’
[기자수첩] 채인석 화성시장의 ‘안녕하세요?’
  • 강송수 기자
  • 승인 2016.06.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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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주말 축구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채인석 화성시장과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채 시장은 요즘 무심하게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분들이 최고 밉다는 푸념을 농담처럼 전했다.

지난 4월 22일 발표된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과 관련해 ‘제가 지금 안녕하게 됐습니까?’라는 속내를 그렇게 표현했다.

중앙정부 집중에 따른 재원의 구조적 불균형 해소를 위해 국세 이양 등 최선책은 남겨둔 채, 생뚱맞게 재정자립도 60% 수준의 지자체를 부자 동네, 탐욕스러운 지자체로 낙인찍으며 윽박지르는 형국이니 그럴 만도 하다.

지난주부터 언론의 움직임도 남다르다. 중앙일간지 몇몇은 ‘성남 이재명의 스크루지 농성’, ‘부자 도시들의 내 밥그룻 챙기기’ 등 정부 시책을 옹호하며 불교부단체에 대한 흠집내기 칼럼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다만 ‘…근본적 지방재정 확충 방안 없이 지자체 간 재원 배분만 조정하는 것을 비판하지만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한다고 해도 가난한 지자체에도 돈이 돌게 하려면 먼저 특정 지역의 세수 편중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칼럼에서 되짚고 있으니 우선순위만 다를 뿐, 지방재정의 더 큰 모순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솔직히 경기도 6개 불교부단체인 화성ㆍ수원ㆍ성남ㆍ용인ㆍ고양ㆍ과천 가운데 가장 사회간접자본(SOC) 후발 지역은 화성으로 기반시설이 빈약한 상황에서 개편안이 시행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이곳 화성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동탄 1기 신도시가 개발되고 분양을 시작한 2004~2005년 전후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 시청 주변이나 화성시 전 지역은 현재의 동탄, 발안, 봉담신도시의 도로 사정 및 문화기반시설을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곳곳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공장을 유치하면서 지역경제를 끌어올린 노력이 있었기에 이만큼이라도 상황을 호전시켰다는 생각을 한다.

문제의 핵심을 비껴 자치단체 간 편가르기와 분열을 조장하는 지방재정 개편안은 1970년대의 가부장적 통치술에 가깝다.

겉으로 지자체 간 형평성을 따지고 있지만 청년배당 등의 정책 추진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괜한 소문은 아닐 것이다.

자치단체 226곳 중 220곳 97.3%가 필수비용도 모자라 정부 보조를 받지 않으면 붕괴되는 교부단체이다. 이들 자치단체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방재정개혁을 달성하는데 불교부단체의 곳간 자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달초 홍윤식 행자부장관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미로 지방재정개편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과연 지방자치 20년을 넘어선 시점에서 근본적인 비정상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그보다는 열악한 지자체 재정을 지원하는 증세 등 정부의 개선 노력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건의하고 싶다.

[신아일보] 강송수 기자 ssk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