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미사일 급진전, 비상대책 절실하다
[사설] 북한 미사일 급진전, 비상대책 절실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16.06.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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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흔들림 없는 대북제재 견인하면서
北변화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노력기울여야

북한이 지난 22일 실시한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북한식 명칭 화성-10)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참관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무수단 미사일의 핵심 표적이 태평양에 있는 괌 미군기지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괌은 강원도 원산에서 약 3500㎞ 떨어져 있지만,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가 3∼4000㎞이어서 사정권에 포함된다.

괌 미군기지는 유사시 한반도에 미 증원전력을 전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중요한 전략지역이다. 게다가 괌 미군기지는 평시에 북한을 위협하는 미 전략무기가 출동하는 장소다. 그런 만큼 괌 기지는 북한에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도 괌 기지의 B-52 출격에 대해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며, 괌 기지를 “조선반도를 작전 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의 해외침략기지”로 규정한 바 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추가 발사로 정밀 타격 기술을 가다듬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할 경우, 괌 미군기지는 북한의 핵 공격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

만일 북한이 괌 미군기지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되면 유사시 괌을 핵무기로 타격하겠다고 위협, 미군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방해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력(extended deterrence :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 제공이 중대한 장애물을 맞게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괌 미군기지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 능력은 한미동맹 자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얼마 전부터 개발하고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더해지면, 북한은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모든 차원의 미사일을 보유하게 된다.

북한은 지난 4월 23일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해 수직 비행자세제어에 이어 30여㎞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르면 2∼3년 이내에 실전 배치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흐름을 볼 때, 머지않아 북한은 다양한 핵공격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국제사회 대북제재도 통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과 2월 대륙간탄도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로 국제사회가 역대 최고 강도의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

국제 제재를 비웃고 어떤 경우에도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을 정부가 어떻게 다뤄야 할지 걱정이다.

정부는 이 무수리 미사일 발사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가기로 했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제재의 고삐를 더 죈다고 해서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결국 북의 숨통을 쥐고 있는 중국 정부를 좀 더 설득하고 압박해야 한다. 그리고 철저히 대비하는 길밖에 없다. 국제사회의 흔들림 없는 대북제재를 견인하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국방위도 소집하지 않았다.

북한 핵과 미사일 위기가 일상화되면서 위기의식이 마비된 탓인가. 증시에서도 주가가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위기상황을 직시하고 비상한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