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신공항 공약파기 사과 없이 대국민 설득
朴 대통령, 신공항 공약파기 사과 없이 대국민 설득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6.06.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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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관 의견 존중해 수용… '김해 신공항' 건설에 최선"
▲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영남권 신공항 유치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되면서 불거진 공약파기 논란을 정면돌파하면서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 자문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자문위원들과 '통일대화'의 시간을 가진 자리에서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이 국민들의 축하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신공항 논란과 관련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신공항 입지가 발표되던 지난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신공항 문제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었다.

박 대통령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이번 제안은 경제적으로도 많은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김해공항을 확장할 시에 기존에 우려됐던 항공기 이착륙시 안전문제나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수요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에 고려되지 않았던 V자형의 신형 활주로와 대형 터미널 건설을 통해 처리 능력을 대폭 확대하면서 안전문제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렇게 사회적으로 첨예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의 합의와 전문기관의 의견 존중, 정부의 지원이 잘 조화된다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정치권에 대한 당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국론결집을 호소하는 한편, 자신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12년 '동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제시한 점을 염두에 두면서 '공약 이행'의 메시지를 에둘러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결과 발표 후 첫 입장표명에서 '김해 신공항'이라는 표현을 쓰고, 김해공항 확장의 장점을 강조한 것은 각종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풀이된다.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개최한 정부 회의의 명칭이 당초 '영남권 신공항 후속조치 관계장관회의'에서 '김해 신공항 관계장관회의'로 바뀐 게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으로 동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신공항이 되는 것"이라면서 "공약파기가 아니라, 어려운 문제이지만 약속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언론사 부장단 초청 간담회에서 "(신공항을) 백지화하거나 공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다"면서 "김해공항이 앞으로 영남권 신공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공약파기와 국론분열 등 국력낭비에 대한 사과나 유감표명을 일체 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한 처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