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직장인, 경조사비 지출 감소
‘팍팍한’ 직장인, 경조사비 지출 감소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6.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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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 0.3% 소폭 증가한 반면 지출 큰 폭으로 늘어나
직장인, 조정 가능한 경조비 등 줄이며 경제부진 상황에 대응

▲ (사진=신아일보 DB)
월급 받는 직장인들이 지출하는 경조사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에 올 1분기(1∼3월) 경조사비 항목인 ‘가구간 이전지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8611원) 줄어든 25만127원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간 이전지출은 부모가 유학 중인 자녀에게 보내는 돈이나 환자에게 송금한 것도 포함되지만 축의금·부의금 등 경조사비 비중이 가장 크다.

근로소득자가 가구주인 근로자가구의 가구 간 이전지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4.8%(-1만3338원)나 감소했다.

자영업자나 무직 등을 포함한 근로자 외가구는 소폭(0.3%) 증가했다.

종교단체나 시민단체 등에 대한 기부금이 주요 항목인 ‘비영리단체로의 이전’도 1년 전보다 2.8% 감소(-2941원)해 10만3256원에 머물렀다.

이중 근로자가구는 2.5%(-2857원) 줄어 11만1930원으로 나타났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들의 경조사비와 기부금 등이 줄어드는 것은 근로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주변에 인심을 쓸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실질소득 증가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0.2%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게다가 고용둔화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은 0.3%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반면 주거비(10.3%), 세금(경상조세·5.1%), 사회보험(3.5%) 등 지출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직장인들은 비교적 불필요한 지출 항목으로 꼽히는 경조사비나 기부금부터 줄이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 성명기 연구위원은 “일정 비율로 빠져나가는 사회보험비를 줄이기는 어렵고, 최근 월세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거비 부담도 커진 만큼 그나마 조정 가능한 경조비 등 지출을 줄이는 식으로 가계가 경제부진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