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대우조선 경영악화는 산업은행 방관 탓”
감사원 “대우조선 경영악화는 산업은행 방관 탓”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6.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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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재무분석 시스템 구축했지만 점검 안해… 골든타임 놓쳐

▲ 감사원은 15일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감사원 감사 결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악화를 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5일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산업은행이 재무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분석하지 않아 기업회생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출자회사의 재무상태를 5단계로 구분해 관리하는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 등을 구축해두고도 대우조선의 재무상태를 분석하지 않았다.

감사원이 시스템을 활용해 대우조선의 2013∼2014년 재무상태를 조사한 결과 최고위험등급인 5등급에 해당해 ‘특별관리 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재무상태를 분석했다면 경영악화로 치닫기 전 적기에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감사 결과 대우조선이 사업 타당성 검토는 뒤로 미뤄둔 채 묻지마식으로 투자를 해 피해를 키웠으며, 이 와중에 수백억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한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대우조선은 조선업과 관련이 없는 자회사 17개를 설립하거나 인수해 902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플로팅 호텔 등 5개의 사업에도 무리하게 투자하면서 321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출신인 대우조선해양 CFO 등은 이사회에 참석해 검토 없이 안건에 찬성하는 역할만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이후 대규모 적자와 회계부실에도 3개월 뒤인 10월 임직원들에게 877억원의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는 도덕적 해이도 보여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에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 3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금융위원회에 통보했고, 다른 직원 3명에 대해 문책을 요구했다.

산업은행 측은 감사 결과에 따라 내부 인사위원회를 거쳐 문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 성과상여금 지급이 도덕적 해이로 지적 받은 것에 대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실질임금을 삭감하는 수준이 되기에 노사 합의 결과를 승인한 만큼 고민 끝에 이뤄진 결정이었다는 항변도 함께 전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